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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사각사각. 펜이 종이를 긁는 소리가 병실 안에 규칙적으로 울려 퍼졌다.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심은지는 강은우가 찢어버린 삽화를 다시 그려내고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복원한 그림은 망가진 원본과 거의 다를 바 없었다. 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발신인은 어머니 최미숙이었다. 심은지는 펜을 내려놓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엄마.” “은지야, 언제 집에 오는 거니? 네가 돌아온다니까 며칠째 네 아버지랑 내가 눈에 불을 켜고 기다리고 있잖니.” “엄마, 저 아직...” “심은지 씨, 링거 맞을 시간이에요. 오른손 내주시겠어요?”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최미숙은 그제야 다급하게 물었다. “링거? 너 지금 병원이야? 어느 병원인데? 내가 지금 당장 갈게!” “엄마, 별거 아니에요. 그냥 감기 기운이 좀 있어서 그래요. 안 와도 돼요.” 심은지는 서둘러 달랬다. 무엇보다 강은우가 저지른 일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머리에 피까지 났다는 사실을 어머니가 알면 분명 걱정할 게 뻔했다. 그러나 최미숙은 여전히 진정되지 않았다. “안 되겠다. 마음이 놓여야지.” “어서 차 준비해요!” “엄마, 진짜 괜찮다니까요. 나 며칠 안에 퇴원해요. 그때 바로 찾아뵐게요.” “아, 내 방, 아직 그대로 있죠?” 심은지는 서둘러 화제를 돌렸고 최미숙은 한숨을 내쉬며 받아주었다. “그럼, 다 그대로다. 네 아빠는 네가 그리우면 네 방에 들어가 괜히 한 바퀴 돌고 나와. 그러면서 뭐가 없어진 게 없나 확인하지.” 심은지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최미숙은 딸에게 어떤 일이 쌓여 있는지는 알지 못했지만, 급하지 않은 일이라면 그냥 집으로 돌아오라고 타일렀다. 정 안 되면 심씨 집안의 사업을 물려받으면서 해결해도 된다고 했다. 심은지는 곧 마무리된다며 대답했고 통화는 그렇게 끝났다. 링거 한 병을 다 맞자 졸음이 밀려왔고, 그림 도구를 정리한 뒤 그대로 잠에 빠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뜬 순간, 강우빈이 병실 안에 서 있었고 그의 손에는 보온병이 들려 있었다. “배고프지? 아주머니한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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