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심은지는 목이 메어왔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지만 말 대신 눈물만 조용히 흘러내렸다.
처음엔 고집을 꺾지 않으려던 심종훈도 이내 버럭 성을 냈다.
“그 자식이 널 괴롭힌 거야?”
심은지는 훌쩍이며 고개를 숙였다.
“아니에요, 다 제가 자초한 일이에요.”
심종훈은 속으로 강우빈을 욕하고 있었다.
최미숙은 일부러 부녀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게 두려 했지만, 딸이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참지 못하고 달려와 부축했다.
“됐어요, 애가 집에 돌아온 게 어디예요.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예요?”
그녀는 눈짓으로 남편을 노려보았다.
7년 동안 딸이 그리워 하루도 편히 지내지 못하던 사람이 이제 와서 체면은 왜 차리나 싶었다. 심은지가 또다시 떠난다면, 울고불고할 거면서.
심종훈은 억울하다는 듯 고개를 홱 돌렸다.
정작 그는 딸을 나무란 적도 없었다. 모든 건 다 강씨 집안 그놈 때문이지!
최미숙은 딸의 눈물을 닦아주며 다정히 속삭였다.
“저녁에 뭐 먹고 싶니? 네 입맛에 맞게 예전처럼 아줌마한테 몇 가지 준비해 두라고 했어. 다른 거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말만 해.”
“예전 그대로예요. 아주머마 솜씨, 몇 년 내내 그리웠어요.”
심은지의 목소리에는 오래 묵혀 있던 그리움이 묻어났다.
최미숙이 옆에서 자분자분 챙겨주자, 아버지와 딸 사이에 드리웠던 거리는 조금씩 사라졌다.
“은지야, 그 아이는...”
그녀는 조심스레 운을 뗐다. 필요하다면, 심씨 집안은 얼마든지 방법을 써서라도 손자를 데려올 수 있었다.
심은지는 입술을 꼭 다물다가 힘겹게 열었다.
“엄마, 은우는...”
딸의 눈빛만 보아도 최미숙은 곧 알아차렸다.
심은지는 결코 이혼도, 아이와의 단절도 처음엔 생각조차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마음은 굳어졌다.
“제가 제대로 가르치질 못했어요. 은우는 저 같은 엄마를 싫어해요. 게다가...”
말끝을 흐리던 은지는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은우는 원래 고집도 세고 버릇없잖아요. 이제는 그 아이를 데려오고 싶지 않아요.”
머리의 상처는 아직도 채 아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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