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한서연의 은근한 자랑질에, 심은지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옆의 직원에게 말했다.
“최신 컬러 라인 전부 다 가져와 주세요.”
한서연의 미소가 살짝 굳었고 눈빛에는 의심스러운 기색이 스쳤다.
‘심은지가 정말로 강은우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서연은 일부러 왼손을 들어 올리며 귀엽게 웃었다.
“언니, 언니가 안 온 지 너무 오래돼서 그런가, 은우가 요즘 입이 까다로워졌어요. 언니가 남겨둔 그 메뉴도 아주머니께서 똑같이 해주셨는데 안 먹더라고요. 제가 퇴근하고 가서 직접 해줘야 겨우 먹어요. 우빈 씨도...”
“시끄럽네.”
심은지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녀의 시선은 무심코 한서연의 손끝에 붙어 있는 반창고에 스쳤다.
‘분명 내가 올린 SNS를 본 거야.’
한서연은 활짝 웃었다.
“언니, 은우가 저랑 잘 지내서 질투하는 거예요? 피는 안 섞였지만 그 애는 절 진짜 엄마처럼 좋아해요...”
한서연이 점점 더 우쭐해질수록, 옆에서 지켜보던 직원이 눈살을 찌푸렸다.
‘요즘은 이렇게 뻔뻔한 불륜녀도 있나 보네.’
직원은 빠른 손놀림으로 짙은 색 계열의 신상 정장 원피스 일곱 벌을 가져왔다. 한 벌당 가격은 최소 천만 원이었고 세트로 사면 수억 원이었다. 직원 입장에서는 월급보다 많은 수수료였다.
디자이너 출신답게, 심은지는 날카로운 안목으로 옷을 고르고 조합했다.
하나하나 입을 때마다 분위기가 바뀌었고 전부 이 도시에서 단 한 벌뿐인 제품이었다.
심은지가 돌아가려 하자, 한서연이 옆에서 그녀를 붙잡았다.
“언니, 그렇게 많은 돈은 어디서 난 거예요?”
그리고는 입꼬리를 삐딱하게 올렸다.
“대표님이랑 곧 이혼할 거면서 아직도 그 돈 쓰는 거예요?”
그녀가 알아낸 바에 따르면, 심은지의 이혼 조건은 빈손으로 나가는 거였다.
평범한 여자가 운 좋게 강우빈에게 시집간 것뿐인데, 무슨 돈으로 수억 원짜리 옷을 산단 말인가.
“손 치워.”
심은지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그러나 한서연은 일부러 손에 힘을 더 줬다.
“언니, 그 돈이 대표님 돈인지 궁금해서 그래요. 또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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