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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강우빈은 어릴 적 지금의 강은우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며 자랐다. “그리고... 제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은우가 요즘 저를 좀 원망하는 것 같아요. 며칠 동안 놀이공원에 데려가려고 해도 계속 거절하더라고요.” 예전 같았으면, 한서연과 함께라면 어디든 즐겁게 뛰어들던 강은우였다. 강우빈은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다. “은우는 이제 진학을 준비해야 할 나이지. 공부 때문에 바쁜 거야.” “정말... 그런 걸까요?” 한서연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으나, 이내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음으로 감췄다. “그럼 기말고사만 끝나면, 제가 꼭 데리고 나가서 마음껏 놀게 해 줄게요.” “응.” 강우빈은 짧게 대답했을 뿐,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그날의 식사 자리는 그렇게 조용히 마무리되었다. 자리에서 일어서자, 한서연은 자연스럽게 그의 손에서 식판을 받아 들었다. “고마워.” 짧은 인사를 남기며 손을 놓은 순간, 그 장면은 멀리서 지켜보는 이들의 눈에는 충분히 오해의 여지가 되어 버렸다. 잠시 후, 직원들 사이에 은밀한 수군거림이 번졌다. “한 비서님 수법이 대단하네요. 비서실장님도 어쩌지 못했는데, 벌써 몇 년째 곁을 지키고 있잖아요.” “안됐죠 뭐. 비서실장님 같은 사람은...” _____ 한성 그룹. 띵동. 심은지의 휴대전화에 알림이 떴다. 화면에는 낯선 번호로부터 도착한 사진 몇 장이 차례로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강우빈과 한서연이 구내식당에서 마주 앉아 대화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웃고 있는 건 한서연뿐이었지만, 정지된 화면 속 강우빈의 눈길은 마치 그녀를 향한 깊은 정을 품은 듯 보였다. 심은지는 묘한 공허함에 시선을 멈췄다. 심장이 아픈 건지, 아니면 이미 무뎌진 건지 알 수 없었다. 잠시 후, 또 다른 사진이 전송됐다. 이번에는 한서연이 그의 손에서 식판을 받아내는 장면이었다. [비서실장님, 빨리 돌아오세요. 지금 회사에서 대표님 내연녀가 뻔뻔하게 너무 설치고 있어요!] [여우 같은 년이 지금 뭐하는지...] 익명의 메시지에는 거친 욕설까지 섞여 있었다. 마치 배신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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