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괜찮아, 조금만 먹으면 몸에 해롭지 않아.”
한서연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과자 봉지를 꺼내 들었다.
그 안에는 강은우가 가장 좋아하는 곰돌이 모양 과자가 들어 있었다.
여러 가지 동물 모양 덕분에, 강은우가 늘 반가워하던 간식이었다.
“은우야, 치킨도 조금만 먹어 봐.”
한서연은 손등의 물집을 아이 앞에 내보이며 말했다. 치킨을 튀기다 덴 자국이었다.
“봐봐, 이모가 이렇게까지 정성 들였어.”
“고마워요, 서연 이모. 저...”
강은우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치킨과 과자를 번갈아 바라봤다.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머릿속에는 강우빈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엄마가 곧 돌아 올거야.’
혹여 심은지를 속상하게 해서 다시 떠나버릴까 봐, 아이는 필사적으로 욕심을 억눌렀다.
“안 먹을래요. 저 숙제해야 해요.”
강은우는 말을 끝내자마자 그대로 위층으로 달려 올라갔다.
남겨진 건 산더미처럼 쌓인 과자와 아직 김이 오르는 치킨뿐이었다.
그녀는 그 과자를 사기 위해 일부러 해외 마트까지 찾아가 거금을 썼다.
계산대 앞에 서 있을 때조차 속이 쓰렸지만, 강은우가 좋아한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자신을 위해서는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소비였다.
그러나 정성을 다해 내민 과자에, 강은우는 결국 고개를 돌려 버렸다.
“이런, 난 얼른 도련님께 과일이라도 가져다드려야겠네.”
주혜린이 과일 접시를 들고 올라가며, 한서연을 흘깃 쏘아보았다.
‘뻔뻔한 첩 주제에 감히 안주인 자리를 넘보다니.’
한서연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손톱 끝이 손바닥에 닿는 감각이 신경을 곤두서게 했고, 얼굴은 화끈거려 숨쉬기조차 어려웠다.
‘은지 언니가 은우를 협박한 거야. 나를 따르지 말라고, 멀리하라고. 그렇지 않고서야 여섯 살짜리가 어떻게 장난감과 과자의 유혹을 버틸 수 있겠어? 역시 은지 언니는 언제나 치밀하다니까... 이혼을 먼저 꺼내놓고도 강 대표님의 마음을 붙잡은 것도, 결국엔 은우가 하루도 빠짐없이 엄마를 찾게 만든 것도 다 언니의 계산이었잖아. 역시 은지 언니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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