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한서연은 무거운 마음을 안고 사무실로 돌아갔다.
그녀는 휴대전화를 열어 심은지의 SNS를 확인했지만 새로 올라온 글은 하나도 없었다.
얼마 전 심은지가 입덧을 보이던 모습을 떠올리던 한서연은 무심코 손톱이 살까지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설마 심은지 그 여자가 정말로 임신한 거 아니야? 이 중요한 시기에 그런 일이 생기면 절대 안 되지!’
그녀는 손만 닿으면 가질 수 있는 강우빈과 강은우를 심은지에게 빼앗기는 일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한서연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무슨 방법이라도 찾은 듯 입꼬리를 올렸다.
한편 한성 그룹에서.
“에취!”
심은지는 연달아 두 번이나 재채기하더니 혹시 감기라도 걸린 건 아닌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한서연이 보낸 문자를 받게 되었다.
[은지 언니, 우리 얼굴 본 지 오래됐네요. 언니가 제일 좋아하는 그 레스토랑에서 기다릴게요. 오늘 저녁 일곱 시에 꼭 봐요.]
심은지의 표정에는 비웃음이 스쳤다.
‘대체 얼굴이 얼마나 두꺼우면 나랑 같이 밥 먹을 생각까지 하는 거지?’
그녀는 문자를 읽고도 답장하지 않았다.
심은지는 얼굴에 피로가 살짝 비쳤고 단것을 너무 먹어서인지 속이 더부룩하고 입안이 텁텁해져 입맛조차 잃은듯했다.
한편, 강우빈은 사무실 CCTV를 통해 심은지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
무엇이든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 그는 어제부터 심은지 책상 위 간식을 조금씩 줄이기 시작했다.
강우빈은 곧바로 휴대전화를 들어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불도장은 다 된 거죠? 한성 그룹으로 바로 보내주세요.”
그가 인맥을 써서 어렵게 초빙한 명문가 출신의 일급 셰프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강우빈이 마련해 둔 별장에서 손이 많이 가는 불도장을 정성껏 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위에 좋은 산약죽과 곁들일 반찬 몇 가지도 함께 준비했다.
강우빈이 고용한 사람들은 행동이 매우 민첩했다.
불과 십여 분 만에 한성 그룹 안내 데스크 직원은 임 비서에게 연락을 취했고 곧 음식이 담긴 몇 개의 보온병과 도시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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