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6장
답은 정해진 듯해 보였다.
강지태는 긴장되는 마음으로 인해 숨을 죽이고 있었다.
허나 이소현의 답은 예상 밖이었다.
“죄송하지만 전 그쪽 고백을 받아줄 수 없어요.”
육서진의 입가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밤바람은 그의 머리카락을 흩날렸고 어두운 불빛은 그의 씁쓸한 표정을 감추었다.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기분이 가라앉은 그는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이소현은 입술을 살짝 오므리고 담담한 말투로 임했다.
“지금은 연애에 관심이 없기도 하고 연애할 시간도 없어서요.”
사람들은 다시 수군덕거리기 시작했다.
그 답이 마음에 드는 강지태는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 말만 남기고 자리를 훌쩍 떠난 이소현은 끝까지 그 장미꽃 다발을 받지 않았다.
강지태는 대학교 시절 이소현을 좋다고 따라다니는 남자들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이러한 고백을 일 년에 열 번이나 넘게 거절해야 하는 터라 고백한 남자의 얼굴을 기억 못하는 것도 당연했다.
허나 강지태는 이소현한테 고백했던 모든 남자들의 얼굴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날 발렌타인데이에 육서진하고 이소현이 나란히 서 있는 걸 봤을 때 실질적으로 위기감을 느꼈던 것이다.
옛일을 회상하고 난 강지태는 눈빛이 흐릿해졌다.
“세월이 꽤나 흘렀는데 여전히 마음을 못 접었나 봐.”
육서진은 여유로운 미소를 보였다.
“그거야 대표님이 저한테 기회를 주셔서 고마울 따름이죠.”
강지태는 경고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소현이 옆에서 떨어져.”
육서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강 대표가 나한테 그런 말할 자격이 있나 모르겠네요?”
강지태는 콧방귀를 뀌었다.
“넌 기회 없어. 소현이 나만 사랑해.”
육서진은 그 말에 화를 내지도 않고 여전히 온화한 태도였다.
“그럼 어디 지켜보도록 하죠.”
...
그날 밤 이소현은 악몽을 꿨다.
꿈에서 그녀는 인적이 없는 끝없는 황야를 달리고 있었고 뒤에서는 극악무도한 악당들이 쫓아왔다.
필사적으로 앞으로 달려가고 있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