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천왕궁천왕궁
By: Webfic

제1618화 한 시대의 종말

이때 하천의 태도는 매우 과장되어 보였다. 그리고 하천의 이런 터무니없는 연기에 옆에 있던 한애 등도 멍해졌다. 한바탕 마음이 아픈 척하던 하천은 애비슨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애비슨 씨, 이건 절대로 실수가 분명합니다. 저는 분명히 신이 조직 사람들을 잘 대접하라고 명령했거늘, 저희 사람들은 제가 반드시 제대로 혼쭐을 내놓겠습니다.” 애비슨의 얼굴 근육은 심하게 경련을 일으켰고 당장이라도 하천을 세게 걷어차고 싶었다. ‘연기를 할 거면 좀 성의라도 있게 하던가!’ “됐습니다, 하천 궁주님. 더 이상 연기할 필요 없습니다. 말하자면 저도 이 녀석들과는 별 다른 친분이 없고 전 그냥 제2의 조직에 이들을 데려가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요. 이들이 왜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었는지는 저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오.” 하천은 갑자기 방금의 마음 아픈 듯한 연기를 멈추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들켰네요.” “하천 궁주님, 다른 일 없으면 전 먼저 가보겠습니다.” “함께 점심이라도 하시지요?” 하천이 말했다. 애비슨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혹시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봐 저 혼자 쾌속정을 몰고 왔으니 이 녀석들을 배에 끌어올릴 사람 두 명만 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죠.” 하천은 진대현 등 사람들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이 녀석들은 죽은 개를 들쳐 메는 것처럼 카덴 일행을 들어 올렸다. “애비슨 씨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천왕궁에 놀러오시고요.” 하천은 얼른 인사치레로 애비슨을 보내려 했다. 애비슨은 웃으며 말했다. “다음은 없을 겁니다.” “오, 참 천왕궁은 H국으로 돌아갈 거니까요.” 애비슨이 떠난 뒤 하천과 5대 천왕들은 회의실 안에서 또다시 침묵에 빠졌다. “형님, 정말로 H국에 돌아가실 생각입니까?” 한애가 물었다. 그러자 하천이 대답했다.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가 있다고 생각해? 저 쉴드 녀석이 지금은 공손하게 우리에게 예의를 차리고 있지만 사실상 쉴드와 제2의 세계 모두 우리 천왕궁을 배척하는 건 마찬가지야.” 한애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언젠가는 우리 천왕궁이 당한 수모를 전부 되갚아 줄 겁니다.” 하천은 한애 쪽으로 다가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천왕궁은 우리 형제들이 해외에서 함께 분투하여 쌓아 올린 조직이야. 이 안에는 우리의 피와 눈물이 너무 많아. 너희들이 아쉬운 건 알겠지만 그것도 잠시뿐일 거야.” “H국의 고대 무림계도 제2의 조직에 뒤지지 않아, H국이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뿌리이고. 우리들은 더욱 강해져야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어. 그래야만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이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을 거고, 지금처럼 누가 우리를 쫓아낼 일도 없을 거야.” “오늘 떠나는 건 내일의 왕의 귀환을 위한 거야!!!” 여기까지 말한 하천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5대 천왕들은 모두 약간씩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들은 이번 사건이 천왕궁에 있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건 한 시대의 종말이자 또 다른 시대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형님, 방금 천왕궁의 상업적인 부분을 제거하겠다고 하셨는데 전 무조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천왕궁은 이제 범속 초월의 조직으로 되었으니 앞으로 추구하는 것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세속적인 돈과 권위는 우리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우리에게 속박이고 거추장스러운 것이 될 겁니다.” “그러니 이것들은 전부 하을 그룹에 맡깁시다.” “동의합니다.” 저도 동의해요.” “저도 찬성입니다.” 조경운의 말에 현장에 있던 다른 천왕들도 모두 손을 들어 찬성했다. 그러나 하천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건 후에 다시 이야기하자. 현재 천왕궁이 H국으로 돌아간 후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게다가 해외에서 제2의 조직이 우리를 용납하지 않지만 고대 무림계에서도 우리를 쉽게 받아들일지 말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니까.” 여기까지 말하자 사람들은 또다시 침묵에 잠겼다. “형님, 천왕궁이 H국으로 돌아가려면 엄청 번거로울까요?” 엄여수가 물었다.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하천이 대답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전에 우린 반드시 두 가지 일을 해야 한다는 거야. 첫째는 H국 정부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거고, 둘째는 고대 무림계 여러 세가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거야.” “정부와 세가요?” 5대 천왕은 요 몇 년간 하천처럼 H국에 자주 들르지 않고 줄곧 해외에만 있었기에 H국 쪽 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하천이 설명했다. “내가 말하는 정부는 육선문을 가리키지만 지금 범속 초월의 조직으로 탈바꿈한 우리 천왕궁은 이미 육선문의 관리 분야가 아니기에 용조를 찾아야 해.” “용조요?” 하천이 말했다. “용조는 바로 미국의 쉴드와도 같은 조직이야. 현재 용조의 책임자는 헌원 삼살이라고 하는데, 원래 무림 사황 중 한 명이었던 사람이야. 난 그와 친분이 좀 있으니 아마 용조는 우리가 H국으로 돌아가는 걸 반대하지 않을 거야.” “그러나 세가는 현재 고대 무림계에서 가장 큰 가문이야. 심지어 H국에서 왕을 봉할 때에도 그들의 허락이 필요하지. 하지만 우리는 지금 그 세가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어, 그러니 조금 번거로울 수도 있고.” “이게 바로 내가 H국으로의 귀환을 3개월로 연장한 이유이기도 해. 난 이 3개월 동안 모든 수단과 방법들을 동원하여 우리 천왕궁이 무사히 H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거야. 그러니 너희들도 이 3개월 동안 각종 사업과 세력들의 인수인계를 확실하게 해 주길 바라.” “네!!!” 한 무리의 천왕들이 잇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천왕궁이 H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확실한 사실로 되었고 더 이상의 어떠한 퇴로도 없었다. 말하자면 이 화제는 사실 좀 무거웠다. 비록 천왕궁의 고위층 대다수 사람들이 H국 사람이고 줄곧 H국으로 돌아갈 것을 원했지만 한 곳에 오래 있으면 그곳에 정이 들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정작 떠날 날이 다가오자 이들의 마음은 조금 무겁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자.” 하천이 웃으며 말했다. “H국으로 돌아가기 전 한바탕 의식을 크게 치르는 건 어때?” “어떻게요?” 모두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하천을 바라보았다. 하천이 말했다. “우리 천왕궁 형제들이 함께 모여 술 마신지도 오랜데 이번 기회에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거지.” “마침 우리 천왕궁의 대장 중 한 명인 수연도 진정한 사랑을 찾았으니 민소무 그 녀석만 괜찮다면 혼담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말이야.” “그리고 우상과 조 씨, 너희 둘도 그렇게 오랫동안 서로에 대한 마음을 품고 있다가 얼마 전에야 드디어 함께 하기로 했잖아.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데 너희도 바로 결혼 날짜 잡는 거 어때?”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