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9화 군비야, 너 또 파계했구나
수아는 소정을 존중하지 않아도 되지만 자신의 어머니를 무시해서는 안 됐다.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수아는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이는 그녀의 죽은 어머니, 소강 그리고 가문의 조상들 앞에서 무릎을 꿇은 셈이었다.
수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쓴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반드시 그래야 했다.
“아버지, 이해가 안 가요.”
소정은 오히려 벌컥 화를 내며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너 지금 모르는 척하는 거야? 소수아, 난 이 모든 일의 경위를 이미 똑똑히 알아냈어.”
“지금, 넌 가문의 조상들 앞에서, 네 어머니 앞에서, 소강 앞에서 나한테 똑바로 말해. 네가 네 동생 소강을 죽인 거 맞지?”
수아는 머리가 윙윙 거리더니 아무런 변명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이어 수아는 고개를 세게 흔들었다.
"소강은 하천에 의해 죽은 거예요.”
“감히 변명을 해!”
소정은 크게 호통쳤다.
"소수아, 내가 너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지. 사실대로 말해. 네가 네 동생 소강을 죽인 거 맞지?”
“아니요.”
수아는 계속 부인하면서 억울하게 말했다.
"아버지, 아버지는 딸인 나를 그렇게 독하고 그렇게 형편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가요? 소강은 내 친동생인데 내가 어떻게 그를 죽일 수 있겠어요?”
“솔직하게 말해.”
지금의 소정은 이미 멘붕이 왔지만 수아는 여전히 한사코 부인하고 있었다.
"소강은 하천의 손에서 죽었다고요. 나는 누나로서 내가 무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요. 소강을 지키지 못했으니까요. 그러나 나는 그를 대신해서 복수를 할 거라고요.”
소정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군비를 불렀다.
군비는 재빨리 문밖에서 들어오며 공손하게 소정을 나리라고 불렀다.
소정은 군비를 위아래로 한번 훑어보며 말했다.
"군비야, 자넨 출가한 사람이지. 출가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법. 만약 자네가 거짓말을 했다면 그건 파계를 한 거지.”
“지금 나한테 솔직히 말해봐, 소강은 소수아에 의해 살해당한 거 맞지?”
수아는 가슴이 벌벌 떨렸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뜻밖에도 군비에게 물어볼 줄은 몰랐다.
군비는 확실히 거짓말을 한 적이 없었기에 수아는 뜻밖에도 살짝 긴장했다.
군비도 상당히 엄숙해졌다. 그는 마치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기도 또 매우 난처한 것 같기도 했다.
“말해."
소정이 포효했다.
군비는 얼른 말했다.
"나리, 그날 저는 하천에 의해 중상을 입은 바람에 아가씨와 함께 현장에 가지 않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날 발생한 일을 잘 모릅니다.”
소정은 말했다.
"자넨 확실히 현장에 없었지. 하지만 소수아는 어떤 일이든 자네에게 말했으니 지금 나한테 사실대로 말해. 소수아 그때 자네한테 어떻게 말했는지, 그녀는 자신이 직접 소강을 죽였다고 말했는지를. 말이야”
이때 소정은 무척 포악해 보였고 심지어 수아도 속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소정의 말은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 수아는 그 어떤 일이든 군비에게 말했다. 자기가 직접 소강을 죽인 이 일도.
이때의 수아는 마음속으로 정말 겁이 났다. 그녀는 군비가 사실대로 말할까 봐 두려웠다. 그렇게 되면 그녀는 정말 끝났다.
심지어 수아는 이미 지금 이 사당 밖에 많은 사람들이 매복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고 군비가 진실을 말하는 순간 자신은 오늘 여기서 당장 죽게 될 것이라고 느꼈다.
“대답하라고.”
소정의 핍박하에 군비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나리, 아가씨는 확실히 나에게 도련님에 관한 일을 저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아가씨께서는 도련님이 하천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가씨는 지금 매우 슬퍼하고 자책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동안, 아가씨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서 항상 도련님께 복수를 하려는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도련님은 아가씨가 죽인 게 아닙니다!”
소정은 흠칫 놀랐고 수아도 갑자기 멍해졌다.
그들은 모두 군비가 뜻밖에도 이렇게 말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 같았다.
군비는 종래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이는 소 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러므로 그가 이렇게 말한 이상, 소정도 더는 계속 추궁할 이유가 없었다.
수아는 사당 밖의 그 살기가 인차 사라지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그리고 소정의 눈에 비친 그 포악함도 재빨리 사라지더니 뜻밖에도 약간의 부드러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소아야, 얼른 일어나.”
소정의 태도는 뜻밖에도 엄청 달라졌다. 심지어 종래로 수아를 이렇게 부드럽게 대한 적이 없었다.
이 순간, 수아는 얼떨떨해졌다.
그녀는 땅에서 일어나 눈시울이 붉어진 채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버지, 소강은 내가 죽인 게 아니에요.”
“응, 나도 널 믿네.”
소정은 고개를 세게 끄덕였다. 방금까지도 노발대발하던 그는 뜻밖에도 순식간에 수아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수아는 갑자기 그녀의 마음속에 쌓인 스트레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갑자기 한 뉴스가 생각났다. 외국의 한 가정집에서 불이 났는데 집 전체가 불에 타며 마지막엔 집 틀만 남았다. 이런 일에 부딪치면 일반 사람들은 틀림없이 울고불고하며 마음이 무너질 것이다.
그러나 그 가족들은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그 폐허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일이 이미 이렇게 된 이상, 만회할 가능성도 없었으니 차라리 생각을 바꾸자.
“아버지, 다른 일 없으면 먼저 가볼게요.”
“그래라."
소정은 손을 흔들었다.
"하천이 이번에 소항에 왔으니, 절대로 그가 살아서 돌아가게 할 순 없어. 그리고 그의 아내도 왔다고?”
“네, 아버지.”
“그럼 그의 아내도 소강이 있는 곳으로 보내버려.”
“예, 아버지.”
소 씨네 장원을 떠나자 수아는 그 벤츠를 몰고 도로를 질주했다.
차에는 그녀와 군비 두 사람밖에 없었고 수아는 가속페달을 밟으며 속도를 높였다. 순간 속도는 이미 140을 초과했다.
창밖의 풍경은 끊임없이 뒤처지며 빛으로 되어 마치 타임 슬립하는 공간 속으로 들어간 것 같았다.
“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
차 안에서 갑자기 수아의 미친 듯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녀 미치고 험상궂게 웃었다.
옆에 있는 군비는 표정이 좀 어두웠고 마치 무슨 걱정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끽!
벤츠에서 갑자기 귀를 찌르는 브레이크 소리가 들려왔고, 고속으로 질주했기에 차는 줄곧 앞을 향해 10여 미터 정도 미끄러져서야 멈추었다.
수아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군비를 바라보며 말했다.
"군비야, 너 또 파계했어. 너 거짓말했다고. 하하하하.”
군비는 침묵을 지켰고, 얼굴의 표정은 점점 더 난감해졌다.
“군비야, 한 달이 넘었는데, 난 마침내 이렇게 즐겁게 웃을 수 있게 됐어. 너 그거 알아? 소정은 틀림없이 나를 의심했다는 것을? 나는 그가 심지어 나를 죽이려고 한 것 같아. 왜냐하면 그는 내가 소강을 죽였다고 확신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