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8화 우승열패
전반 싸움은 10분 정도 지속되었는데 이번 싸움이 끝난 후, 공기 속에는 피비린내가 가득했다.
양 씨는 죽었고, 그는 흑혈과 나비 등 세 사람에 의해 칼에 베여 죽었다. 그러나 이번 싸움은 매우 비참했다. 흑혈과 나비는 모두 양 씨에게 베였고, 다른 한 늑대 소굴 멤버는 아예 양 씨에 의해 베어 죽었다.
땅 곳곳에는 시체가 누워 있었고, 피는 그들의 발밑의 땅을 붉게 물들였다.
모든 늑대 소굴 멤버의 몸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다른 사람의 것이거나 자신의 것이었다.
창고 저쪽의 광팔지는 기지개를 쭉 켰고, 마치 금방 잠에서 깬 것 같았다.
이때 진원은 그를 향해 걸어오며 안색은 별로 좋지 않았다.
"늑대 소굴은 한 명이 죽고, 열한 명이 중상을 입었어. 다른 모든 사람들도 부상을 입었고."
"광팔지, 만약 당신이 나섰다면 아마도 이렇게 큰 손실을 초래하지 않았을 거야."
광팔지는 전혀 자책하는 기색이 없었다.
"지금부터 난 마지막의 그 전쟁이 올 때까지 더 이상 손을 쓰지 않을 거야."
"왜?"
진원은 이해하지 못했다.
"늑대 소굴에 대해 말하자면,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고, 전쟁이 일어나면 사람이 죽고 다칠 수 있어. 이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진정한 강자라고 할 수 있지."
"이른바 우승열패라는 거야. 오늘 온 이 사람들은 심가네이 엘리트이고, 심가는 남방의 명문이라고 할 수 있지. 이것이 바로 남방 호족의 힘이야."
말을 여기까지 한 광팔지는 갑자기 무척 엄숙해졌다.
"그러나 우리가 최종적으로 직면해야 하는 적은 호족이 아니라 남방의 일류 호족, 심지어 단일한 일류 호족이 아니야.”
광팔지는 진원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이제 내 말 좀 알아듣겠어? 지금부터 다치는 것은 마지막 그 대결이 시작될 때 죽는 것보다 나아."
진원도 순식간에 알아차린 듯 말했다.
"이 말은 보스가 전해주라고 하신 거지?"
광팔지는 또 기지개를 쭉 켜며 말했다.
"똑똑한 사람이라면 알 거야. 이제 사람 불러서 이곳을 처리해. 다음엔 내가 직접 이 녀석들을 훈련시킬 거야.”
"응!"
진원은 전화를 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큰 트럭 한 대가 창고 쪽으로 달려오며 양 씨 그들의 시체를 전부 운반했다.
진원의 인맥은 확실히 매우 넓었다. 어디에 가든지 그는 항상 이런 시체를 훼손하고 흔적을 없애주는 사람을 찾을 수 있었다.
진원은 오늘 밤의 이 일을 즉시 하천에게 통지했고 하천은 다 들은 후 광팔지와 비슷한 말을 했다.
대결전 때 전멸하기보다는 지금부터 이 잔혹한 현실로부터 시작해서 마지막에 순조롭게 살아남는 것만이 진정으로 성공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승열패이며 자연의 법칙이었다.
다음날 오전, 수아의 별장 안.
이제 수아는 소강이 자신을 찾아오는 것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 마음의 장벽을 넘은 후, 이미 오랫동안 소강을 보지 못했다.
이것도 사실 수아의 심리 작용이었다. 지금 그녀의 마음속에는 더 이상 두려움이 없었으니 소강은 사라졌다.
그러나 수아는 비록 소강이 보이지 않았지만 일부 습관은 여전히 그대로 남았다.
예를 들어 매일 수영장에 몸을 담그는 습관, 수아는 차가운 물에 온몸을 감싼 느낌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 수아는 틈만 나면 수영장에 가서 한 바퀴 헤엄친 뒤 물밑으로 들어가 차가운 물에 감싼 느낌을 마음껏 누리고 있었다.
수아는 숨을 참으며 바닥까지 가라앉아 무려 2분 가까이 참았다.
군비는 줄곧 옆에 서 있었는데, 수아가 올라오지 않는 것을 보고 그는 좀 조급해했다.
그래서 군비는 수영장에 뛰어들어 수아를 끌어올릴 작정이었다.
그러나 그가 뛰어내리려는 순간, 수아는 인차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군비야, 너도 내려와서 씻고 싶니?"
군비가 뛰어내리려는 것을 보고 수아는 웃으며 물었다.
군비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닙니다, 저는 그냥…...."
"내가 지난번처럼 이 수영장에서 죽을까 봐 걱정하는 거니?"
"네!"
출가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군비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내가 말했잖아. 나는 이제 소강이 두렵지 않아. 소강은 이제 다시 나를 찾아오지 못할 거야. 난 괜찮아."
수아는 군비 쪽을 향해 헤엄쳐 갔다. 수영장 안의 물을 통해 군비를 바라보니, 수아는 왠지 모르게 군비에 대해 아주 특별한 느낌이 생겼다.
군비는 사실 아주 잘 생겼다. 만약 그한테 머리카락이 있다면, 그는 심지어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보다도 잘 생겼다.
게다가 그는 흰옷을 입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온 사람은 세속의 욕망에 미련이 없는 분위기를 가져다줬다.
군비를 무협소설에 넣으면 기필코 주인공일 것이다!
"군비야, 내려와서 나랑 같이 씻을래?"
수아는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물었다.
군비는 고개를 저으며 분명 거절하려고 했다.
수아는 군비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문득 군비의 발목을 덥석 잡으며 힘을 주어 잡아당겼고 군비는 수아에 의해 수영장 안으로 들어왔다.
풍덩 소리와 함께 군비는 온몸이 젖었다. 그 비단 같은 흰옷은 젖은 후에 그의 몸에 착 달라붙으며 순식간에 그의 완벽한 몸매를 그려낸 것만 같았다.
군비의 당황하면서도 수줍음을 타는 모습을 보고 수아는 하하 웃기 시작했다.
그녀는 끊임없이 물로 군비의 얼굴에 뿌리며 웃으며 말했다.
"군비야, 너 왜 그래, 나랑 한데서 샤워하니까 부끄러운 거야?"
군비의 얼굴은 갑자기 빨개졌다.
"아가씨, 농담하지 마십시오."
말하면서 군비는 몸을 돌려 뭍으로 올라가려 했지만 수아는 갑자기 그를 향해 달려들며 군비의 등에 달라붙었다.
"군비야, 우리 지금 원앙이 물놀이를 하고 있는 거야."
"아가씨, 농담 그만하십시오."
군비의 얼굴은 이미 귀밑까지 빨개졌다. 전에 그는 무심결에 수아의 손을 만져도 아주 큰 죄책감을 느꼈으니 지금 수아가 일부러 이렇게 그를 놀리고 있었으니 그는 무척 쑥스러웠다.
요 며칠, 그는 자꾸 수아가 좀 변했다고 느꼈다. 그녀는 마치 일부러 자신에게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아가씨, 이거 놓으십시오."
군비는 수아를 뿌리치려 했지만 또 수아를 다치게 할까 봐 감히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수아는 여전히 그를 놓으려 하지 않았고 군비가 반항할수록 그녀는 더욱 더욱 흥분해하는 것 같았다.
수아는 거머리처럼 군비의 몸에 딱 달라붙어 그의 귓가에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군비야, 너 솔직히 말해봐, 나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