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양나민은 황급히 표정을 숨겼다.
“그럼, 그럼. 너 지금 내 보물이잖아. 조심할게.”
“맞다, 진시후 돌아오면 제일 먼저 나한테 연락해. 그 바보 같은 놈, 또 혼 좀 내줘야겠다. 설마 혼자 돌아다니다가 사고라도 난 건 아니겠지?”
유채윤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묻어났다.
양나민은 얼른 영상통화를 끊어버렸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휴대폰을 들고 있던 유채윤은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친구가 이렇게 급하게 전화를 끊을 줄이야, 뭔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했다.
소파에 느긋하게 몸을 기대며 유채윤은 문득 진시후가 보고 싶어졌다. 바보 같고 세상 물정도 모르지만 어쨌든 명목상으로는 그녀의 남편이었다.
그가 있을 때는 마음껏 그에게 화풀이도 할 수 있었고 때로는 장난삼아 때리고 부려먹기도 했다.
집 안에서는 옷도 대충 걸치고 돌아다녀도 상관없었고 기분이 좋을 때든 나쁠 때든 진시후는 늘 옆에서 묵묵히 들어줬다.
“아, 진짜 짜증 나!”
유채윤은 쿠션을 꽉 껴안으며 투덜거렸다.
“그때 왜 진시후를 나민이한테 빌려줬을까? 안 되겠다, 내일 당장 데려와야지. 창피하든 말든 그건 내 남자야!”
그녀는 그렇게 투덜대며 스스로 결심했다.
...
한편, 진시후의 ‘복수’는 막 끝났다.
그는 양나민을 잠시 바라보다가 마음이 복잡하게 뒤섞였다.
이 여자는 너무 예뻤다. 눈빛 하나, 몸짓 하나가 사람을 홀릴 만큼 매혹적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유채윤만큼이나 잔혹한 여자였다.
진시후는 욕실로 들어가 씻으면서 결심했다.
‘이젠 떠나자.’
그는 양나민을 떠나겠다고 마음 먹었다. 전엔 갈 곳이 없었지만 이제 암금 그룹이라는 새 보금자리가 생겼으니 더 이상 여기에 머물 이유도 없었다.
씻고 나온 진시후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나섰다. 그런데 식탁 위에 두 접시의 반찬과 한 병의 와인이 차려져 있었다.
그는 잠시 멈칫했다.
그때, 앞치마를 두른 양나민이 부엌에서 나왔다. 그녀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음식을 차려냈다.
“진시후, 밥 먹고 가. 냄비에 양고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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