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양나민의 별장.
진시후는 정성스레 촛불을 켜고 직접 만든 요리를 하나하나 식탁 위에 올려두었다.
한때 그는 진씨 가문의 장남으로,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수진계에서 다시 살아난 이후, 그는 완전히 달라졌다. 살기 위해 요리며 살림이며 온갖 기술을 몸으로 익혔다. 이제 그는 제법 근사한 셰프의 솜씨까지 갖추고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네. 너한테 이런 면도 있었어?”
양나민이 놀란 듯 묻자 진시후는 부드럽게 웃으며 잔을 들었다.
“그동안 오해해서 미안해. 용서해줘.”
양나민은 그의 준수한 이목구비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잔을 들어 한 모금 머금자 살짝 시큼한 와인의 맛이 입 안을 감돌았다. 그 맛은 꼭 지금 그녀의 마음처럼 복잡했다.
저녁 분위기만큼은 분명히 로맨틱했다.
세 잔쯤 마셨을 무렵 양나민의 뺨엔 은은한 홍조가 올랐다. 그녀의 시선이 살짝 흐려질 즈음, 진시후는 천천히 몸을 기울였다.
“안 돼... 지금은 안 돼. 채윤이가 네가 회복했다는 걸 알았으니 오해할 거야.”
양나민은 조심스레 그를 밀어냈지만 그 숨결은 이미 그의 얼굴에 닿고 있었다.
진시후는 대답 대신 단호하게 다가섰다.
“읍... 안 돼, 여기서 이러면...”
그녀는 결국 저항하지 못했고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고요한 새벽, 진시후는 곁에 누워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양나민은 그 중얼거림을 듣고는 몸을 뒤척였다.
그러자 매끄러운 어깨선이 드러났다. 진시후는 욕망을 간신히 억누르며 이불을 다시 덮어주고는 조용히 방을 나섰다.
진성그룹을 되찾기 위해서는 유하마트는 그저 시작일 뿐이었다. 남은 것들 역시 하나하나 직접 정리해 나갈 생각이었다.
이튿날 아침, 진시후는 아침식사를 차려놓고 홀로 떠났다.
차는 여전히 양나민의 것을 사용했다.
뒤늦게 깨어난 양나민은 식탁 위 가지런히 놓인 아침을 보며 미소 지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예비 차량 키를 챙겨 회사로 향했다.
요즘 주문량이 폭증해 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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