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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서민의 머릿속에서 양나민은 이미 자기 여자였다. 그러니 그 누구도 양나민에게 손을 대는 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특히 진시후는 더더욱 안 된다. 오늘 서민은 양나민과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못 박을 생각이었다. 양준성은 이 일에 대해선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진시후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굳이 지금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고 싶진 않았다. 그러나 서민은 물러날 생각이 없었으며 그 표정엔 노골적인 압박감이 배어 있었다. “서 도련님, 뭘 하려는 거죠?” 양준성이 살짝 불쾌한 어조로 묻자 서민은 곁의 집사를 흘깃 보았다. 집사는 곧장 앞으로 나서서 한 통의 편지를 내밀었다. “이건 제 아버지께서 양 어르신께 직접 드리는 편지예요.” 서민은 말을 마치며 진시후를 향해 비웃음을 보냈다. 이게 서씨 가문의 자식 수준이라는 생각에 진시후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피식 웃었다. 양준성은 찌푸린 얼굴로 봉투를 열어 한 번 훑어본 뒤 천천히 덮으며 말했다. “편지는 잘 봤어요. 하지만...” “숨기실 필요 없어요, 어르신.” 서민이 말을 잘랐다. “제가 오늘 여기 온 건 나민 씨 때문이니까요.” 서민은 사람들 앞에서 미소를 짓더니 당당하게 걸음을 옮겨 양나민에게 다가갔다. 양준성은 순간 말을 잃었다. 원래 오늘 그 이야기를 꺼낼 생각이 없었는데 서민이 스스로 나서버린 것이다. 서민은 의기양양하게 진시후를 밀어내며 양나민 앞에 섰다. “나민 씨, 설마 저를 거절하진 않겠죠?” 서민의 말투에는 확신과 오만이 동시에 섞여 있었다. 그 자리에 있던 하객들은 이미 분위기를 눈치챘고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누군가가 먼저 아부하기 시작했다. “양씨 가문과 서씨 가문이 혼인으로 맺어지는 건 좋은 일이죠. 어르신, 그야말로 겹경사네요!” “부럽네요, 나민 씨. 서 도련님 같은 분이라면 저라도 마다하지 않겠어요.” “양씨 가문도 대단하지만 서씨 가문과 손잡으면 앞날은 더 창창하겠네요!” 모두가 떠들어대는 사이 양나민은 멍하니 진시후를 바라보았다. 서민이 입을 열자마자 양나민의 시선은 본능적으로 진시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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