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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서민은 양준성이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좋아요. 아주 좋네요. 양씨 가문, 참 재미있네요.” 그 미소 속엔 차가운 분노가 서려 있었다. “하지만 서씨 가문을 거스른 결과가 어떤지 생각해 봤을지 모르겠네요.” 서민의 눈빛이 홀 안을 훑자 시선이 닿는 곳마다 사람들이 고개를 숙였다. 누구도 그와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지만 오직 한 사람, 진시후만이 담담한 얼굴로 서민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서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좋아요. 오늘의 일을 기억할 거예요.” 서민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르신, 나중에 다시 만나죠.” 서민은 일부러 양나민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걱정 마요, 나민 씨. 저한테 찍힌 한 도망칠 수 없으니까요. 오늘 일을 평생 후회하게 될 거예요. 저 오늘 진짜 화났거든요.” 서민은 싸늘한 눈빛으로 양나민을 훑었다. 그 눈빛 하나만으로 양나민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곧 진시후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서 도련님, 조심해서 가세요.” “기다리고 있어요.” 서민은 이를 악물며 나갔으며 문이 닫히자 연회장엔 어색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양준성이 두 손을 모으며 가볍게 웃었다. “자, 다들 편히 드세요. 오늘은 즐거운 자리니까요.” “그, 그게... 어르신, 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일어나야겠네요.” “저희도 먼저 실례할게요... 건강하세요!” 여기저기서 헛기침이 들리더니 하객들이 하나둘 인사하며 떠났다. 양준성은 굳이 붙잡지 않고 오히려 웃는 얼굴로 그들을 배웅했다. “참나, 너무하네 정말.” 양나민은 씩씩대며 말했다. “다들 서씨 가문 눈치만 보고 있어.” 양준성은 손을 내저었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서씨 가문은 진성의 제일 가문이야. 두려워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러워.” “연회를 망쳐서 죄송해요. 저도 이만 실례할게요.” 진시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야. 진 선생은 같이 밥이라도 먹고 가.” 양준성은 흡족하게 웃으며 눈빛엔 뭔가 결심이 서려 있었다. 서씨 가문의 힘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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