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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양나민이 전체를 지휘하자 행사 준비는 별 문제 없이 술술 풀렸다. 발표가 막 시작되려는 그때, 유채윤은 머리를 잔뜩 감싼 채 소매를 여미고 사람들 사이를 피하며 골목을 걸었다. 이곳은 뒤섞인 인파가 늘어선 곳이라 유채윤이 이렇게 모습을 가려도 눈길을 끌지 않았다. 곧 유채윤은 검은색 출입문 앞에 멈춰 섰고 손을 들어 세 번 두드렸다. 안에서는 아무 기척도 없었지만 유채윤은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자리에서 기다렸다. 혹시 장소를 잘못 찾았나 싶어 고개를 들어 표식을 다시 확인하려는 순간, 문 안쪽에서 낮게 깔린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유채윤이 문을 밀자마자 맞은편에 가림벽이 세워져 있었다. 문을 닫고 몸을 돌린 순간, 유채윤은 숨이 턱 막혀 짧게 비명을 삼켰다. 언제 다가왔는지 키 작은 노파가 코앞에 서서 죽은 물고기처럼 흐린 눈동자로 유채윤을 꿰뚫어 보듯 노려보고 있었다. 분명히 유채윤도 배짱이 대단한 여자였다. 하지만 이런 장면이면 건장한 남자라도 놀라서 소리부터 질렀을 것이다. “따라와.” 노파는 한참을 노려보다가 낮게 말했고 유채윤은 서둘러 뒤를 따랐다. 뜰 안에는 한기가 스며드는 듯했다. 특히 구석구석 세워 둔 종이인형들을 보니 소름이 돋았다. 유채윤은 그쪽을 일부러 보지 않으려 고개를 돌렸다. 이 순간, 유채윤은 이곳으로 오지 말 걸 하는 후회가 목 끝까지 차올랐다. “말해. 무슨 일로 온 거야.” 노파가 의자에 앉으며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물었다. 유채윤이 막 입을 떼려는데, 노파가 손을 들어 말을 끊었다. “네 남편의 일 때문에 온 거였군. 이곳의 절차는 알고 있어?” 노파는 차가운 표정이었고 입가에는 옅은 웃음이 비쳤다. “알아요.” 유채윤이 앞으로 나가 작은 포장을 내밀자 노파는 가볍게 웃으면서 말했다. “옛날부터 부부는 같은 숲 속에서 사는 새라고 했다만, 요새는 서로 먼저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날 지경이더구나.” 노파는 제단 쪽으로 가서 향 세 개를 피워 향로에 꽂았다. “어찌할 셈이야? 어서 남편의 사주팔자를 알려줘.” 유채윤은 준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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