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화
유채윤은 겁이 나서 그대로 무릎을 꿇고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허공에서 서늘한 바람이 확 끼쳐 왔고, 노파의 비명이 칼날처럼 허리를 스쳤다. 소리가 너무 날카로워서 유채윤은 바닥에 이마를 붙인 채 눈도 감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 노파가 손발을 휘저을수록 뜰 안의 기운은 더 뒤틀려 갔다.
한편, 단주대 강당.
진시후는 객석에 앉아 양나민의 발표를 여유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등 뒤로 냉기가 훅 스며들었다.
진시후가 눈을 가늘게 뜨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어느 건방진 놈이... 감히 나한테 주술을 걸어?”
진시후가 뒤쪽 허공을 향해 손을 뻗자, 검은 영기가 손안에서 꿈틀거렸고 살아 있는 것처럼 요동치는 기운이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진 비서님, 무슨 일 있으세요?”
안유미가 진시후의 낌새를 보고 조심스레 물었다.
“괜찮아요.”
진시후는 짧게 답하더니, 손안의 검은 영기를 힘껏 비틀어 부숴 버렸다. 영기가 흩어지는 찰나, 손가락으로 허공에 빠르게 획을 그었다. 부적이 번쩍이며 금빛으로 반짝이다가 흔적 없이 사라졌다.
“어... 방금 금빛을 본 것 같은데요?”
안유미의 눈이 동그래졌다.
“창밖에서 햇살이 비친 거예요. 잘못 본 거겠죠.”
진시후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안 비서님, 이제 비서님의 차례예요. 영케어 세트 잊지 말고요.”
“아! 네, 지금 올라갈게요!”
안유미는 준비해 둔 세트를 챙기고는 부리나케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갔다.
양나민이 여드름 모델들의 사용 전후 효과를 공개하자 객석은 금세 들끓었다.
“잠깐만요. 모두 진정해 주세요!”
양나민이 호흡을 맞추며 운을 뗐다.
“단주대의 지원에 보답하고자 영케어 세트를 추가로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세트의 가격은 4만 원입니다!”
가격이 공개되는 순간, 장내 열기는 한층 더 치솟았다.
부담 없는 가격에 구경꾼이던 학생들까지 마음이 흔들렸다.
딴 의도를 품고 지켜보던 몇몇은 양나민이 동안 크림의 강력한 트러블 완화 효과를 보여주는 순간 벌써 결론을 내렸다.
이 제품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