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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국내, 법정. 신지은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모든 절차를 변호사에게 맡겼다. 강재민은 피고인석에 앉아 방청석을 몇 번이고 훑어보았다. 그곳에는 수척해진 얼굴의 부모, 카메라와 마이크를 든 기자들, 분노가 가시지 않은 안이서의 가족들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강재민이 두려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타나 주길 기대했던 한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신지은은 더 이상 그를 보고 싶지 않아 법정에서조차 마지막으로 마주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재판은 냉정하고도 명확하게 진행됐다. 증거는 완벽했고 안이서 측 변호인도 더는 반박할 여지가 없었다. 검사가 강재민이 위조한 조정 합의서를 증거로 제출하고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을 증인으로 부르자 강재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이내 마이크를 통해 그의 목소리가 법정 전체에 울려 퍼졌다. 차분했고, 담담했고, 어딘가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체념이 묻어 있었다. “합의서의 서명은 제가 지은이의 필체를 흉내 내 위조한 것입니다. 지문 또한 지은이가 잠든 사이 몰래 찍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강재민은 말을 이어갔다. “저는 안이서의 범죄 혐의를 은폐했고 허위 자료를 제출해 수사가 진행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말하는 동안, 그의 시선은 텅 빈 원고석에 머물러 있었다. 마치 신지은이 그 자리에 앉아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얼마 후,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 안이서는 고의 상해죄 및 사법 방해죄로 여러 혐의를 병합해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강재민은 공문서위조 및 범인 은닉 혐의로 며칠간의 구금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정을 떠나기 전, 어머니는 울부짖으며 달려왔고 아버지의 안색은 잔뜩 어두워져 있었다. 안이서는 교도관에게 이끌려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독을 품은 뱀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돌아봤지만 강재민은 시선을 피했다. 구치소의 시간은 단조롭고 길었다. 푹신한 침대도, 제대로 된 식사도 없었고 매일 반복되는 건 사방의 흰 벽과 규칙적인 생활뿐이었다. 그런데도 강재민은 그런 절대적인 고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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