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85장
고현진은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숨이 가빠옴을 느끼며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녀가 헛된 생각을 하기도 전에 그의 손에 있던 딱딱한 작은 상자가 그녀의 손에 놓였다.
그녀는 심장 박동을 한 박자 놓친 것 같았는데 볼에는 의심스러운 홍조가 떠오르며 조건반사처럼 손에 든 물건을 한 번 보았다.
‘이건... 연고?’
그녀는 멍하니 방금 설레던 자신이 어이없게 느껴졌다.
고현진의 두 눈은 하늘의 별들보다 더 눈부시게 빛나고, 얇은 입술은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리고 있어 웃음을 머금고 은은하게 사랑스러운 눈빛을 드러냈다.
“등을 다쳤는데 수고스럽지만 좀 발라 주세요.”
그는 몸을 돌려 상처투성이인 자신의 등을 그녀의 눈앞에 드러냈다.
사람을 놀라게 하는 흉터는 마치 구불구불 구부러진 지네 같았다.
그녀는 마음이 아파서 손을 뻗어 새로 생긴 상처를 쓰다듬었다.
“무슨 일이 있었어요? 상처가 왜 이렇게 심각해요! 이 상처들, 많이 아팠을 텐데.”
그녀가 약을 바르는 동작은 자칫 그를 아프게 할까 봐 유난히 가볍고 부드러웠다.
“이미 아프지 않아요.”
그녀의 관심에 고현진의 마음은 마치 불이 붙은 것 같았다.
그녀는 오한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끝없는 어두운 밤에 그에게 한 줄기 빛과 따뜻함을 주었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돌려 그녀를 안았다. 그동안의 이별은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는데, 지금의 평온은 그를 비할 데 없이 뜨겁게 했다.
고현진은 자신의 얼굴을 그녀의 목덜미에 묻었다. 따뜻한 기운은 마치 뜨거운 불길이 그녀의 한 치 한 치 피부를 태우는 것 같았다.
“왜 그래요. 약을 발라야죠.”
그는 그녀를 품에 꼭 안았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피부가 그녀에게 닿자 온몸이 전기가 통하는 듯 느낌이 찌릿찌릿했다.
코끝에서 싱그럽고 차가운 나무 향기와 은은한 담배 냄새가 섞여 다가왔다.
그녀는 손을 몸 옆으로 늘어뜨리고 그의 허리를 안을까 말까 망설였다.
“지아 씨가 내 약이에요.”
남자의 고혹적인 목소리가 울리자 그녀의 머릿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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