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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9장

고현진은 조용히 한쪽에 앉아 있었다. 주위 공기가 침묵으로 꽉 막힌 듯, 방안은 죽음 같은 적막에 휩싸였고 오직 두 사람의 가늘게 이어지는 호흡 소리만이 들렸다. 그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나서 길고 깔끔하며 마디가 뚜렷한 손가락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더니 서서히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귀가에 살며시 속삭였다. “내가 잘못했어요.” 지아의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호수처럼 잔잔하던 얼굴에 상대방이 말 한 마디로 순간 잔물결이 일었다. 눈가에 금세 억울한 눈물이 고였지만 그녀는 고집스럽게 입술을 깨물며 간신히 넘쳐날 뻔한 눈물을 도로 삼켰다. 이틀 동안의 감정 소모를 거치며 그녀는 이미 화가 풀린 뒤였다. 그녀가 마음속으로 늘 불편해하던 건 고현진의 불신과 오만방자한 태도였다. 상대방은 사건의 경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그녀에게 죄를 뒤집어씌웠다. 그녀가 이미 모든 것을 분명히 설명했음에도 그는 오히려 자기가 더 현명하다는 듯 고양 그룹과 용성 그룹의 협업에 끼어들려는 것으로 생각했고, 심지어 그녀가 뒤에서 무슨 꿍꿍이가 있다고 의심했다. 회사에서 그녀는 단 한 번도 고현진의 약혼녀라는 신분을 내세운 적이 없었다. 업무에서도 항상 성실히 임했고, 오히려 고양 그룹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인맥까지 동원하며 헌신해왔다. 마음 한구석이 찌릿하게 아렸다. 지난 며칠간 고현진 역시 먼저 연락하지 않았고, 그녀는 스스로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그녀의 볼을 살짝 건드리며 그녀의 기분을 살피려는 듯했다. 귓가에 닿은 그의 따뜻한 숨결은 부드럽게 스쳤고, 낮게 깔린 목소리는 미묘한 유혹을 풍겼다. “내가 잘못했어요. 문제를 전부 지아 씨 탓으로 돌리는 게 아니었는데. 이 일은 사실 지아 씨와 큰 상관이 없어요. 지아 씨가 내 결정에 영향을 준 적도 없는데, 내가 지나치게 방어적이었어요.” 가슴에 가득했던 깊은 감정은 결국 미안하다는 한마디로 스러져 내렸다. 그녀의 눈에 가득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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