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8장
번번이 거절당한 강현월은 손을 부들부들 떨며 있는 힘껏 강준영의 다리를 붙잡았다.
“오빠 그게 아니라......고연화가 날 그렇게 유도한 거라고......이거야말로 고연화가 제일 보고 싶어하는 장면이잖아. 죽어서도 날 놔주지 않는데 분명 내가 망신 당하는 꼴을 보고야 말겠다고 할거라고! 오빠, 제발 거기 넘어가지 마......”
강준영이 섬뜩하게 강현월을 내려다보며 지긋지긋 하다는듯 발을 들더니 다리를 탁 뿌리치고 멀찌기 자리를 피했다.
이젠 가까이 하기도 싫증난다는 듯.
포기하지 않고 또다시 기어 오르려는 강현월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월아! 이젠 좀 정신 차려!”
할머니의 목소리에 멈칫한 강현월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눈동자를 파들파들 떨기 시작했다.
고연화가 할머니를 부축해 들어오고 그 곁엔 어르신도 함께 였으니 말이다......
고연화?!
살아있는 고연화?!
강현월이 냅다 고개를 돌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훼손된 ‘고연화’의 시체를 바라봤다.
시체는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지만 처음부터 귀신은 고연화와 대화를 나눴던 자리엔 어느새 허윤진이 팔짱을 끼고 씩씩거리고 있었다.
고연화가 왜 할머니랑 함께?
부......분명 죽었는데......
분명 휴대폰 던졌을 때 고연화 몸 관통해서 땅에 떨어졌는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대화에 언급된 모든 이들이 하필이면 다 여기 모여 있었다는 것도 이상했다.
그럼 애초부터 고연화가 죽지 않고 일부러 여기까지 유도했다는 건가?!
눈을 팽글팽글 굴리는 사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벌써 앞에까지 다다랐다.
할머니가 잔뜩 실망한 듯 한숨을 푹 내쉬었다.
“방금 연화한테 했던 말 우리도 다 들었다. 변명할 필요 없어. 그동안 널 손 끝으로 아껴온 데엔 네가 만월이를 닮았다는 이유도 있긴 해. 그런데 같은 강씨 가문 핏줄인 널 그냥 대체품으로만 여기면서 아무런 감정도 주지 않았을까? 아니, 너희 오빠는 십수년을 변함없이 누구보다 널 아끼고 지켜줬는데 어쩜 말을 그렇게밖에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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