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5장
꿈인가? 생시인가?
저릿해나는 볼이 분명 꿈이 아님을, 환각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다.
모든 게 진짜다, 방금 그 남자가 다녀갔다!
허나 그는 말 한 마디 없이 자리를 떴다.
허태윤 성격이 아닌데, 반년 만에 찾으면 노발대발해야 하는 거 아닌가?
데려가지도 않고 얼굴 한 번 보고 간다고?
생각할 수록 미궁에 빠진다.
다시금 정신을 차린 건 탁지훈의 휴대폰이 또 한번 울려서였다.
얼떨결에 연락을 받자 탁지훈의 포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화 씨, 나 휴대폰 깜빡했는데 잘 가지고 있어줘요. 내일 다시 사람 보내서 가지러 갈게요.”
“아, 그럴게요.”
고연화는 제 정신도 아닌 채 대충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머리가 복잡해서 터질 것만 같았다.
허태윤 방금 그게 무슨 뜻이지?
화도 내지 않고 질질 끌고 다시 집으로 데려가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기긴 하지만 왜 이렇게 마음 한 구석이 답답해 질까?
그 상황을 알리 없던 하인은 활짝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쌀쌀한 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서있는 고연화를 보더니 헐레벌떡 달려나왔다.
“아가씨, 추운데 여기서 뭐하세요! 쉬세요, 저녁 식사 준비되면 저희가 불러 드릴게요.”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인 고연화가 방으로 들어갔다.
몸은 힘들어 죽겠는데 자세를 아무리 고쳐 누워도 잠이 오질 않았다.
머리 속은 온통 문 앞에 서있던 허태윤의 모습 뿐이었다......
감정이며 온기라곤 1도 없던, 조롱으로만 가득 차있던 그 웃음.
성가셔 미칠 노릇이었던 고연화는 결국 윤혜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반년 만에 처음 하는 연락이다.
그동안 허씨 가문 사람들에게 들킬까 모스 부호로만 문자를 나눴었지만 허태윤이 여기까지 찾아낸 마당에 더는 숨길 것도 없었다.
한참이나 지나서야 윤혜영이 연락을 받았다.
“여보세요? 보스......”
윤혜영의 목소리는 잔뜩 잠긴 것이 어딘가 불편해 보였다.
“목소리가 왜 그래? 괜찮아?”
그러자 윤혜영이 더욱 부자연스럽게 대답했다.
“벼, 별 거 아니에요! 보스, 지시 사항이라도 있어요? 그게......”
고연화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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