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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0장

그 시각 식당 안. 고연화와 허태윤이 매니저의 인도 하에 자리로 왔다. 임신 8개월 째, 매니저가 의자를 빼주긴 했지만 임산부인 고연화에겐 들어가기 비좁은 공간이었다. 몇 번이나 시도해 봤지만 되지 않아 다시 의자에 손을 뻗으려는 순간...... 남자가 긴 팔을 뻗어 투박한 손을 의자 등받이에 척 올려놓더니 의자를 뒤로 쭉 빼줬다. 흠칫 놀라 허태윤을 바라 보면서도 호감이 생기진 않았지만 예의상 한 마디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허태윤은 결코 고연화를 쳐다보지 않은 채 대답도 없이 건너편으로 가 자리 잡았다. 바로 어제, 두 사람은 똑같은 모습을 한 채 마주앉아 식사를 했었다. 어젠 가면을 쓰고 자연스레 연기를 했던 덕에 마음 편히 먹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고연화의 신분으로 남자와 마주하고 있는 지금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행동하기가 무등 어려웠다. 눈도 마주치기 싫었던 고연화가 고개를 틀어 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유영이네는 왜 안 오는 거예요?” 분명 뒤에서 따라 오더니 왜 갑자기 종적을 감춘 건지...... 허태윤이 가느다랗고 날카로운 눈을 한 채 조롱하듯 말했다. “왜, 아저씨랑 둘이 있는 게 그렇게 견디기 힘든가?”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욱해 난 고연화가 남자를 노려보며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그게 아니고 배고파서요. 주문하고 싶은데 사람이 다 안 왔잖아요.” 허태윤은 분명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있었지만 눈가엔 등골 서늘한 한기를 품고 있었다. “언제 이렇게 철이 들었나? 너답지 않잖아. 주문하고 싶으면 지금 해.” 손을 들어 보이자 이내 웨이터가 다가왔다. “선생님, 메뉴판 여기 있습니다.” 허태윤은 메뉴판을 건네 받고 고연화에겐 보여주지도 않은 채 익숙한 듯 몇 가지 요리를 주문했다, 전부 고연화가 좋아하던 메뉴들로만. “아 깜빡할 뻔했네, 아가씨 입맛이 바뀐 것 같던데 더 추가할 거 있어?” “......” 어이 없어. 말 속에 가시를 품고 있는 듯한 느낌! 어차피 먹기만 하려고 여기 온 것도 아니다. “없어요.” 허태윤이 시선을 거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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