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6장
소피아가 도시락 통을 책상 위에 올려놓은 채 자연스레 그의 건너편에 있는 의자에 자리 잡으며 말했다.
“심심하긴 한데 여긴 태윤이가 있잖아! 새친구도 만들고 싶고 바운더리도 넓혀가고 싶어! 인생이라는 게 그렇지, 새로운 사람이랑 물건을 받아들여야 의미 있는거 잖아!”
말하면서 소피아가 수박 하나를 콕 집어 남자에게 건네줬다.
길고 긴 회의와 여러 상황들에 머리가 무거워진 허태윤은 뒤숭숭한 심정을 가라앉히기 위해 수박을 건네받아 입으로 가져갔다.
소피아도 수박 하나를 집어 한입 베어 물더니 눈을 깜빡이며 호기심에 차 물었다.
“태윤아, 넌 왜 그렇게 연화 씨 좋아해? 연화 씨가 전에 엄청 잘해줬구나?”
머리가 지끈거리는 그 이름에 한참을 침묵하던 허태윤이 다시 되물었다.
“잘해준다는 게 어떤 건데?”
소피아가 수박을 오물거리며 턱을 굈다.
“뭐 지금처럼 과일 가져다 준다거나 연락해서 언제 오냐고 걱정해 준다거나 그런 거? 아니면 네가 좋아하는 요리하고 퇴근하길 기다려 주는 거나......서프라이즈로 애정표현 하는 거?”
더욱 어두워진 표정으로 허태윤이 입꼬리를 비스듬히 들어올렸다.
웃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 걸 받아본 적이 없으니까.
그 애송이는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도 모를 텐데!
소피아는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걸 눈치챈 척 말했다.
“어......설마 연화 씨 한 번도 해준 적 없어? 미안해, 난 그게 너 혼자만의 생각인 줄도 모르고......”
남자는 긴 눈매를 축 늘어뜨린 채 아무 대답이 없다.
혼자만의 생각이라, 적절하기 그지없는 표현이다.
김칫국 마신 거지, 정작 그 여자는 단 한번도 진심이었던 적이 없는데.
진심이 손톱만치라도 있었으면 그렇게 쉽게 떠났을 리가 없다.
하! 패배의 쓴맛이라곤 본 적 없는30년 인생, 웬 애송이한테 휘말려 헤어나오지 못하게 될 줄이야.
소피아가 머쓱한 듯 목청을 가다듬었다.
“태윤아, 괜히 너 기분 나쁘게 했어! 그......다른 얘기 하자! 며칠 뒤면 나 25살 생일인데!”
정신을 가다듬은 허태윤이 소피아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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