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5장
고연화는 힐끗 쳐다보기만 하고는 계속해서 스테이크를 썰었다.
결국 정지호도 어쩔 수 없이 다시 현관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 육호중이 자리 잡으며 코를 킁킁거렸다.
“선생님 요리 실력도 뭐 그닥잖네, 향도 별로인 걸!”
“......”
여유롭게 식사를 마친 고연화가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놨다.
싹 다 먹은 스테이크에 반이나 마신 스프까지.
그럼에도 왼손 끝에 놓인 보신탕엔 손도 대지 않았다......
정지호가 포기하고 있을 때쯤, 고연화가 갑자기 국 그릇을 들어올린다.
다시금 불 지펴진 희망의 불씨!
역시 사모님은 툴툴대긴 하셔도 여전히 도련님을 두고 계신 게 맞다!
그러니까 결국 도련님이 직접 만드신 탕을 드시려는 거겠지!
방금은 너무 뜨거워서 식히시려던 참이었고......
도련님이 이 모습을 본다면 얼마나 흐뭇해 하실까.
정지호가 몰래 휴대폰을 꺼내 그 모습을 담으려던 찰나, 고연화는 보신탕을 호호 불더니 몸을 일으켜 그걸 그대로 구석에 있는 고양이 밥그릇에 쏟아 부었다.
백설이가 느긋하게 걸어와 탕을 홀짝거리자 고연화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많이 마셔! 다 백설이 거니까!”
“......”
아뿔싸, 이걸 도련님이 아시면 큰일 나는데!
막 휴대폰을 들여다 봤을 땐, 벌써 사진이 전송된 뒤였다.
망했다, 직접 우리신 탕을 고양이가 먹어치운 걸 알면 도련님이 노발대발하실 텐데!
정지호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사진을 확인한 허태윤의 가뜩이나 싸늘한 얼굴에 또 한층 두터운 서리가 꼈다.
브리핑을 이어가던 직원은 자신이 실수한 줄로만 알고 벌써 등을 식은땀으로 흥건히 적셨다......
싸한 기운이 감도는 회의실 안.
다들 숨 막히는 공기에 답답해하고 있다......
소피아가 막 회사로 왔을 때, 회의는 벌써 끝이 난 뒤였다.
영문을 모르는 직원들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며 허태윤에게 길을 터줬다.
마침 사무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소피아가 허태윤을 보고 손에 도시락통 하나를 든 채 다가왔다.
“태윤아, 회의하느라 힘들었지? 과일 깎아왔는데 이거 먹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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