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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3장

그로부터 몇 초 뒤. [어르신들이 이 시간에 뭘 드신다고 그래. 내 얼굴 보기 싫으면 안 나와도 되니까 하인 한명 보내!] 고연화가 미간을 찌푸렸다. 가지러 나가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기다릴 사람이라는 걸 잘 알아서였다...... 참 나! 마음대로 하시지! 다른 사람 말은 듣지도 않고 매번 제 멋대로 굴면서! ...... 강가네 집 앞. 차에서 내린 허태윤은 바지 주머니에 손을 척 넣은 채 누군가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지호 역시 그의 곁에서 꼬치가 든 봉투를 들고 있는 중이다. 그때, 강씨 집안 사람 대신 저 멀리 환한 헤드라이트를 밝힌 차 한 대가 그들을 맞아줬다...... 눈부셔 눈을 찌푸리고 있자니 어느덧 대문 앞까지 다가온 차에서 시동이 꺼졌다. 이윽고 안에서 내린 탁지훈이 허태윤에게로 다가오며 물었다. “태윤아, 방금 준영이한테서 들었어. 너 괜찮아?” 허태윤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응, 괜찮아.” “다행이다! 그나저나 야밤에 여기서 뭐해?” 무감한 표정을 한 채 허태윤이 대답했다. “누구 기다리느라고.” 탁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연화 씨?” 대답이 없는 허태윤이다. 무언의 긍정으로 받아들인 탁지훈은 미동도 없는 대문을 바라보며 조언이랍시고 한마디 건넸다. “태윤아, 연화 씨가 너 보기 싫다잖아. 이렇게까지 강요는 하지 말자.” 이내 정지호의 손에 들려있는 포장 주머니를 보고는 탁지훈이 말을 이어갔다. “그거 연화 씨한테 주려는 거지? 내가 가지고 들어갈까?” “그럴 필요 없어. 넌 그냥 들어가.” 탁지훈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래, 그럼 내가 연화 씨한테 잘 얘기해 볼게. 적어도 사람 내보내서 네 성의는 받아 주라고 말이야.” 실눈을 가느다랗게 뜬 허태윤은 더이상 대꾸를 하지 않았다. 탁지훈이 막 마당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아가씨, 밖이 쌀쌀합니다! 도련님이 이거라도 걸치시래요!” 걸음을 탁 멈춘 탁지훈의 눈에 스웨터를 걸치고 걸어나오는 고연화가 보였다. 실망한 듯 탁지훈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큰 배를 이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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