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78장
허태윤이 의아한 눈빛을 보내왔다.
“또 아저씨 밀어내게? 애송아, 이 문제 해결 못하면 내가 어떻게 다시 널 붙잡겠어?”
무거운 표정의 고연화가 어느때보다도 진지하게 말했다.
“문제야 당연히 해결해야 되는 건데 지금 급급하게 가진 말라고요! 애 낳고 가도 안 늦잖아!”
허태윤은 애송이의 걱정이 뭔지를 뻔히 알면서도 다시 되물었다.
“어? 왜?”
고연화가 반달모양으로 휜 기다란 속눈썹을 축 늘어뜨리고는 우물쭈물 말을 꺼냈다.
“만약에, 만약에 무슨 일 생기면 어떡해요. 언제 출산할지도 모르는데 그러다가 내가 아저씨 못 구하면......”
얼음장같이 차기만 하던 허태윤의 두 눈이 따뜻하게 녹아내리는 순간이다......
사내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뭐든 혼자 해결하는 법을 배웠던 그에게, 주변인들을 대신해 일을 해결해주는 게 익숙했던 그에게 누군가로부터 보호받는 기분이란 여간 생소하고 낯선 게 아닐 수 없었다.
부모님은 어린 시절 서로에게 등을 돌린 채 각자의 길로 떠나면서도 누구 하나 그를 데려가주지 않았었다.
한창 투정부려야 할 나이에도 어른들은 그가 떠안은 책임이 막중하니 울면 안 된다, 약해지면 안 된다고 으름장을 놨었다.
그래야만 허씨 가문을 일궈세울 수 있다면서!
넘어져 골절이 되는 한이 있어도 그에게 먼저 손 내밀어 준 사람은 없었다.
돌아오는 건 사내 놈이 이까짓 상처도 못 이겨내면 앞으로 어떻게 그룹을 이끌어 나갈거냐는 핀잔 뿐.
누군가로부터 무조건적인 보호본능을 느껴본 건 오늘이 처음이다.
게다가 웬 조그만한 애송이가 이토록 진심을 다해 꺽다리같은 그를 지켜줄 거라고 하니......
들어보면 웃긴 말이긴 하지만 감동이 밀물처럼 쓸려왔다.
행운스럽기도 하지, 어쩌다 그날 카페에서 우연히 이 보물단지를 만나게 됐던 건지.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고연화의 보드라운 얼굴에로 손을 내밀던 허태윤은 바로 다음 순간, 자각적으로 손을 멈추고는 말했다.
“지금은 어루만질 자격도 없지. 아저씨 일 해결하고 돌아오면 안아봐도 돼?”
고연화는 입술을 꽈악 깨물기만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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