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24장
고연화의 말에 허윤진이 한층 풀이 꺾인 소리로 말했다.
“근데 새언니......”
더는 듣고싶지 않았던 고연화가 말을 끊어냈다.
“난 어디도 안 가, 여기 병원에만 있을 거야. 나 보려거든 언제든지 와.”
할머니는 여전히 걱정이 가시질 않는지 고연화를 데려가려고 한다.
“연화야......”
고연화가 할머니에겐 한층 예의를 갖춰 말했다.
“할머니, 말씀드렸잖아요. 선생님 오기 전까진 거기 안 갈 거라고요. 지금은 좀 힘들어서 쉬고 싶네요. 혜영아, 할머니 모시고 애들 보여드려, 그리고 나 대신 배웅해 드리고.”
“알겠어요! 여사님, 윤진 씨 저 따라 오시죠!”
할머니는 아직도 손주를 원망하고 있는 고연화를 더는 강요하고 싶진 않았는지 한수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도 증손자, 증손녀 얼굴은 보고 가야지.
병실을 나가기 전, 할머니는 또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고연화에게 당부를 건넸다.
“연화야, 절대 찬 바람 맞으면 안 된다? 창문은 최대한 열지 말고 날음식이나 찬 건 절대 먹지 말고 알겠지?”
“걱정 마세요 할머니, 그렇게 할게요.”
“그래, 그럼 할머니는 애들 보고 가마. 후에 다시 올게.”
허윤진도 입을 삐죽거리며 마지못해 고연화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새언니, 그럼 할머니 모시고 먼저 갈게요! 몸조리 잘해야 해요! 안 그럼 우리 오빠 또 마음 아파 하니까!”
고연화가 무감하게 입꼬리를 움찔댔다.
“그래.”
그렇게 윤혜영이 두 사람을 데리고 나간 뒤, 강준영이 다가와 다정하게 물었다.
“퇴원하고 오빠랑 집 갈까?”
고연화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말했잖아요 방금, 어디도 안 간다고. 병원에서 애들이랑 같이 있을 거예요. 같이 퇴원할 거고.”
별 수 없다고 생각한 강준영은 어차피 동생의 고집을 꺾지 못한다는 걸 알았기에 손을 뻗어 볼을 어루만져주며 말했다.
“그래! 그럼 오빠가 곁에 있어줄게, 육아사도 데려오고. 밥은 집에서 직접 해보내라고 해야겠어.”
사실 윤혜영이 진작에 육아사를 데리고 왔었지만 둘만 병실에 남겨지는 게 부담스러워 나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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