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5장
힘들게 달래서 재운 아이가 다시 깨는 게 무서웠던 소피아도 한숨을 쉬고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래, 우린 저녁 먹자. 방금 와인이랑 스테이크 주문했어.”
남자가 손을 내저었다.
“먼저 먹어, 난 배 안 고프니까.”
소피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점심도 안 먹었는데 배가 안 고프다니?”
“먼저 먹어, 난 배고프면 알아서 먹을게.”
소피아가 못마땅해 했다, 남자가 일부러 식사 자리를 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지금 언성을 높여봤자 애만 깰 테니까.
“소피아.”
막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남자가 무거운 목소리로 소피아를 불러 세웠다.
그 말에 심장이 두근거린 소피아가 잔뜩 기대하며 고개를 돌렸다.
“준협 씨, 왜?”
윤준협이 새까만 눈동자로 소피아를 지그시 쳐다봤다.
“내일은 바람 좀 쐬고 싶은데, 하루종일 호텔에만 있으니까 답답하네.”
움찔 놀란 소피아가 살짝 경계태세를 취했다.
“준협 씨, 여긴 미국이랑 달라. 공기질도 별로라서 당신 알레르기 반응 일으킬까 걱정 되는데.”
윤준협은 진작에 그 답을 눈치챈 듯 무덤덤해 했지만 이번 만큼은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날 온실 속 화초로 키울 셈이야? 이러다간 평생 못 일어날 수도 있어.”
소피아는 남자의 눈가에 서린 불만을 보아내고서는 한참 만에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 내일 오전엔 이쪽 회사 다녀와야 하니까 오후에 우빈이 데리고 우리 식구 같이 산책하자.”
“그래, 고맙다.”
남자는 시종일관 무감한 표정으로 감사인사를 전했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되려 소피아에겐 큰 거리감으로 다가왔다.
부부 사이에 이렇게까지 예의 차릴 일인가......
......
이튿날.
오늘은 마침 주말인데다 날씨도 좋다.
아침밥을 먹고 나니 허윤진은 세 아이들에게 봄내음을 느끼자며 소풍을 시켜주겠다 떠벌리고 다녔다.
노트북으로 실시간 컨설팅 상황을 보고 있는 고연화는 딱히 흥미가 없어 보인다.
그때, 세 꼬맹이들이 쪼르르 달려와 아기 강아지마냥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고연화를 올려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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