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9장
윤혜영은 담담하게 시선을 거둬들이고는 와인을 홀짝 들이켰다.
“하나도 안 귀엽네.”
“전엔 유치하다고 뭐라 하더니 이젠 안 귀엽다고 또 뭐라 해? 대체 우리 혜영이는 원하는 게 뭘까?”
윤혜영이 와인잔을 탁 내려놓으며 말했다.
“뭐든 다 싫어 난. 화장실 다녀올게.”
늘 그렇듯 안경을 스윽 들어올린 윤혜영이 화장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 곳 파티장의 세면대는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나오던 윤혜영은 문득 누군가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는 걸 발견한다.
뒷모습과 거울에 비친 모습만 봐도 강찬양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윤혜영은 걸음을 늦추지 않은 채 자연스레 옆으로 다가갔다.
강찬양이 거울을 통해 윤혜영을 쳐다보며 말했다.
“오랜만이야 누나.”
“그러게, 오랜만이네.”
강찬양이 제법 격식을 갖추며 싱긋 웃어보였다.
“그나저나 혜영이 누나, 많이 변한 것 같네.”
윤혜영이 눈썹을 치켜들며 되물었다.
“그래? 어디가?”
“피부도 푸석푸석해지고 얼굴도 축 처지고. 세월이 야속해, 3년 전이랑은 비교도 안 될 만큼.”
“......”
어쭈, 이 자식 봐라?
강찬양은 묵묵부답인 윤혜영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아 누나, 농담인데 설마 진짜 화난 건 아니지?”
윤혜영이 손을 탈탈 털며 개의치 않아했다.
“아니, 네 말이 맞아. 나 정도 나이면 너한텐 늙어보이는 게 당연한데 뭘!”
더는 눈길을 주지 않은 채 뒤돌려던 윤혜영을 강찬양이 다시 확 돌려세웠다.
깜짝 놀라 뭐하는 짓이냐 따지려는 순간, 강찬양이 윤혜영의 어깨를 꽉 붙들고 눈을 내리깔고는 말했다.
“사실 자세히 보면 그렇게 늙은 건 아니란 말이지. 누나는 본판이 우월해서 이 정도 세월의 흔적이야 뭐......”
점점 거리를 좁혀오는 강찬양을 보며 인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의 그는 그 해의 청량함이 아닌 남자로서의 섹시함과 성숙함이 더욱 지배적이라는 걸 말이다.
이런 유혹을 견뎌낼 힘이 없었던 윤혜영은 그래봤자 손해볼 게 없다고 생각했는지 천천히 눈을 감았다......
허나 미처 무슨 일이 벌어지기도 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