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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8장

“아니야 그런 거!” 눈시울이 빨개진 고연화를 보며 강준영이 마음 아파했다. “연화야, 네가 알던 허태윤이 아니야. 널 기억하지도 못 한다고, 오빤 네가 상처 받을까 봐......” 기억을 못한다니? 기억을 잃었다니? 하! 이런 막장을 봤나! 고연화는 그 변명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조롱하며 비꼬아댔다. “나 속이는 거면 그 사람이랑 한통속이지! 다신 당신 말 안 믿을 거야......” 이내 고연화는 당장이라도 허태윤에게 따져 묻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강준영이 다시 고연화를 품에 꼬옥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연화야! 일단 좀 진정하자 응?” 들썩이던 어깨가 다시금 잠잠해졌고 고연화는 눈을 질끈 감은 채로 물었다. “왜? 왜 저 사람이 소피아랑 같이 있는 건데?” 평정심을 되찾은 고연화에게 그제야 강준영이 솔직하게 털어놨다. “허태윤 의지가 아니야, 소피아한테 책잡혀서 자유롭지 못하거든. 기억을 잃은 건 맞아, 연화 너도 포함해서 지나간 모든 걸 다 까먹었더라.” 기나긴 침묵이 이어졌다. 그 사이, 강준영은 혹여 소피아를 다시 마주치기라도 할까 고연화의 어깨를 감싸고 방으로 돌아왔다...... 방으로 들어온 뒤, 강준영은 현재까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고연화에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사건의 전말을 모두 알게 된 고연화는 별다른 표정 없이 조용히 밖을 내다봤다...... 호텔 밖엔 마침 형형색색의 꽃과 풀로 어우러진 정원이 보였고 분수대 옆엔 휠체어를 끌고 있는 소피아와 작은 남자 아이 하나가 보였다...... “그러니까 저 애도 내 자식이라는 거예요? 3년 전에 쌍둥이가 아니라 삼남매를 낳은 거고?” “그래.” 아직 연화에게 우빈이와 시원이가 뒤바뀌었다는 건 말하지 말아야겠다, 이 정도 자극으로도 이미 충분하니까.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 고연화가 실소를 터뜨렸다. “다들 그동안 참 빈틈없이 잘도 숨겼네! 오늘 찬이가 이상한 이유로 날 여기 불러오지만 않았으면 언제까지고 숨겼겠지......” 연화 말이 맞다, 오늘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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