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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9장

휠체어로 내려와 창문을 잘 잠그려던 윤준협은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서더니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실례지만 창문 닫아주시죠, 쌀쌀해서 애 감기 걸릴까 봐요.” 얼마나 지났을까, 의자에서 앉아 있던 사람이 몸을 일으켜 창문을 닫고는 자리 원위치로 돌아왔다. 언제부터 앉아있었는진 모르겠지만 은은한 달빛을 조명 삼아 상대가 긴 생머리의 여자라는 것 정도는 확신할 수 있었다. 쌀쌀하던 바람이 멎고, 거동이 불편한 윤준협은 침대머리에 기대 앉았다. 새근새근 단잠에 빠져있는 ‘아들’에게 이불을 잘 덮어준 뒤에야 남자는 상대를 향해 입을 뗐다. “내 추측이 맞다면 그쪽이 바로 말로만 듣던 고연화 씨겠네요.” 말로만 듣던? 고연화는 평온한 듯 보였지만 사실 온 몸이 얼음장 같이 차가워져 있었다. “그래. 기억까지 잃었다는 사람이 여전하네, 하늘이 무너져도 꿈쩍하지 않는 건. 야밤에 들어온 침입자더러 창문을 닫아달라고 하네?” 윤준협이 동요조차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쩔수 없죠, 거동이 불편하니. 할 수 있었다면 내가 했을 겁니다.” 불빛이라곤 없는 이 곳에선 남자의 윤곽 정도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말은 여전히 날카로운 비수마냥 고연화의 가슴을 찔렀다. “내가 왜 왔는지 당신은 궁금하지도 않아?” 고연화의 질문에 윤준협은 입꼬리를 살짝 들어올렸다. “궁금하진 않지만 오지 말아야 했었다는 건 압니다.” 침묵하던 고연화가 잠시 뒤, 남자를 향해 걸어왔다. 그 어떤 감정의 기복조차도 보아내지 못할 정도로 천천히 걸어오던 고연화는 침대 맡에 다다르는 순간, 손을 뻗어 남자의 목을 덥석 움켜 쥐었다. 자비라곤 없이 온 힘을 다해. “꿈쩍도 안 하는 꼬라지 보니까 당장 목 졸라 죽이고 싶네!” 강제로 고개가 들린 남자는 그렇게 달빛을 조명 삼아 여자의 얼굴을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었다. 익숙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그보다 더 선명한 건 여자의 두 눈을 가득 메운 원망과 분노...... 윤준협은 목이 졸려 호흡이 가빠오면서도 반항 한 번, 신음 한 번 내지 않았다. 결국 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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