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0장
토니안이 무거운 표정으로 딸을 쳐다봤다.
“그걸 누가 말해 줘야 알아? 저 놈이 널 어떻게 대했는지 아빠가 몇 년 내내 똑똑히 봤는데! 굳이 왜 이렇게까지 해!”
소피아가 다시 고개를 숙여 식재료들을 씻기 시작했다.
“아빠, 내 일엔 신경 쓰지 마! 내가 원하는 게 뭔지는 내가 누구보다 더 잘 아니까!”
토니안은 아직도 고집을 부리는 딸이 한심하기만 하다.
“너......너 이젠 나더러 신경을 쓰지 말라고? 그때 나 아니었으면 네가 무슨 수로 저 놈 곁에 묶어둬? 기억이 손톱만치라도 남아있었으면 진작에 내뺐다고! 현실을 직시하고 널 사랑해 주는 남자 좀 만나면 안 되는 거야?”
“그만해!”
소피아가 손에 들려있던 식재료를 땅에 탁 내팽개쳤다.
“그만 말하라고! 나랑 준협 씨는 사랑하는 사이야, 그것도 아주 많이! 서로한테서 떨어질 일 없어! 어느 날엔가 준협 씨 내 곁에서 사라지면 그땐 아빠 앞에서 확 죽어버릴 줄 알아!”
“소피아!”
세상에 죽겠다고 위협하는 자식에게 놀라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나.
부인과 작은 딸의 제안을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가능한 윤준협 그 놈은 다시 허씨 가문에 보내주기로.
다른 건 둘째 치고 그해 고연화가 부인의 목숨을 주해줬던 것 때문에.
업계에서 오래도록 구른 그에겐 은혜를 잊지 않고 갚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그의 현재 최대 장애물은 다름 아닌 친딸이다.
“됐어 됐어, 너 지금 흥분한 상태니까 마음 가라앉히면 다시 잘 생각해 봐! 둘이 알아서 먹어, 난 간다!”
여기 더 있다가 딸을 자극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날까 두려웠던 토니안은 냉큼 손을 젓고 자리를 떴다.
주방에선 눈에 보이는 게 곧 흉기인데 그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글대는 눈빛으로 아빠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소피아는 그제야 진정을 되찾은 채 내팽개친 식재료를 주우려 허리를 굽혔다.
어라? 준협 씨 방 문이 언제 열렸지?
고개를 번쩍 드니 무감한 표정으로 문 앞에 있는 윤준협이 보였다.......
언제 나왔지? 뭘 들었던 걸까?
“어......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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