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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표절하지 않았습니다

신해정은 잠시 머리가 하얘졌다. 아래에서 터져 나오는 웅성거림이 점점 커지며 몇 번이고 신경을 두드렸다. 지금은 흔들리면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중심을 잡아야 했다. 그녀가 막 입을 열려던 순간이었다. 중간에 앉아 있던, 명망 높은 총책임 심사위원이 갑자기 손을 들어 올렸다. 그의 옆에 선 보조 심사위원이 다급하게 몸을 숙여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었다. 귀에 꽂은 이어셋에서도 분명한 지시가 흘러 들어왔다. 총심사위원의 얼굴빛이 몇 번이나 바뀌었다. 그는 마이크를 들어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경기를 잠시 중단합니다. 본 사안에는 의문점이 있습니다. 심사위원단은 긴급 논의를 진행하겠습니다. 중간 휴식 시간은 삼십 분입니다.” ... 백스테이지 안쪽, 독립된 귀빈 휴게실. 조금 전 중단을 선언했던 총심사위원은 지금 이곳에서 공손히 한쪽에 서 있었다. 이마에는 잔땀이 맺혀 있었다. 소파에는 다리를 편안히 겹친 채 앉아 있는 남자가 있었다. 자세는 느긋했지만 존재감은 묵직했다. 배정빈이었다. 총심사위원은 남자의 표정을 슬쩍 살피며 속으로 탄식을 삼켰다. 배현 그룹의 실질적인 수장. 서울에서 이름만으로도 판을 흔드는 인물이 오늘 이 자리에 직접 나타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더구나 방금 무대 위에서 표절 혐의를 받던 그 젊은 디자이너가, 바로 이 사람이 보호하려는 대상이라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배정빈은 그를 보지 않았다. 시선은 휴게실 안에 설치된 모니터에 머물러 있었다. 화면 속, 무대 중앙에 선 신해정은 홀로 서서 모든 시선을 정면으로 받고 있었다. 배정빈이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 “오늘 대회 방식, 바꿔요.” 총심사위원이 순간 멍해졌다. “어... 어떤 방식으로요?” “현장 창작. 모든 참가자에게 동일한 원단을 지급하고, 제한 시간은 세 시간. 그 안에서 가장 뛰어난 결과물을 내는 사람이 1등이에요.”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담담하게 덧붙였다. “우승작은 배현 그룹 산하의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디자인 저작권을 전부 매입할 겁니다.” 총심사위원이 숨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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