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원하는 게 뭐예요?
초음파 검사 결과지.
검사 결과지의 이름은 신해정한테도 아주 익숙한 이름이었다. 주혜진.
그리고 검사 결과에는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자궁 내 초기 임신, 임신 약 8주.
임신 2개월 차.
신해정은 순간 모든 걸 이해 했다.
전수진이 허리라인을 강조하는 디자인 원고를 이리저리 트집 잡았지만, 어디가 부족한지 자세하게 말하지 못했던 이유, 그리고 옷자락을 좀 더 너른 스타일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이유, 바로 이거였다.
그들은 신해정의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었던 게 아니라 쓰기 두려웠던 것이다.
그들한테 필요한 건 임신한 배를 완벽하게 가리면서도 뚱뚱해 보이거나 어색해 보이지 않는 “전투복”이었다.
신해정은 결과지를 조심스럽게 접어 가방에 넣었다.
그녀는 사건 전환의 계기가 이런 방식으로 나타날 줄은 몰랐다.
임신은 금방 여우주연상을 받고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여배우에게는 시한폭탄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신해정에게는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마침 이때, 촬영 스튜디오의 문이 열렸고 주혜진이 많은 스태프들에게 둘러싸인 채로 걸어 나왔다.
그녀는 촬영 의상이 아닌 심플한 사복을 입고 있었고 얼굴에는 약간 피곤한 기색이 감돌았지만, 아름다움만은 여전했다.
신해정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주혜진을 향해 다가갔다.
“주혜진 배우님, 안녕하세요.”
맑고 깨끗한 목소리에 주혜진은 발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기품이 청아하고 눈빛에 자신감이 넘치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누구...”
“전 에발의 디자이너 신해정입니다.”
주혜진은 방금 쉬고 있을 때, 스태프가 했던 말이 기억났다. 에발의 디자이너가 로비에서 막혀 못 들어오고 있지만, 떠나지 않고 계속 기다리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
이런 끈질김에 주혜진은 조금 놀랐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그런 일들은 제 매니저님이 담당하고 있어요.”
주혜진의 말투는 매우 정중했지만, 거리감이 넘쳤다.
“전 간섭하지 않기로 했어요.”
“알고 있습니다.”
신해정은 그녀의 냉담한 태도에도 물러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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