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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강이설은 병원에서 한동안 요양한 뒤 퇴원하자마자 곧장 신씨 가문의 본가로 향했다. 최은영은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해외로 도망쳤던 강지연을 늘 못마땅해했고 강이설에게 그간의 일을 듣자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이번에 온 건, 신재영과의 이혼 절차가 이미 진행 중이라는 걸 말씀드리기 위해서예요. 오늘이 며느리로서 마지막 인사이기도 하고요.” 강이설은 막 끓인 차를 따라 내밀었다. 최은영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솔직히 말해, 그 계집애 보기 싫으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 꼭 이혼까지 할 필요가 있었니? 남자란 원래 다 그런 법이야. 가진 건 많으면서도 더 큰 걸 바라지. 그냥 모른 척 사는 게 오히려 편할 수도 있어.” 생각해 보면 그녀와 최은영은 어쩌면 같은 처지였다. 강이설은 이 상류 사회의 부부들이 대개 쇼윈도 부부인 경우가 많다는 걸 알았지만 그렇다고 자신까지 그래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결혼식 날 최은영이 건네준 옥 팔찌를 풀어냈다. 강이설이 신씨 가문을 떠난 뒤 최은영은 사람을 보내 강지연을 불러 충분한 본때를 보여주었다. 강지연은 꿈에서도 신씨 가문의 안주인이 되길 바랐기에 무릎을 꿇는 벌도 이를 악물고 버텼다. 신재영은 외부의 비난이나 위협으로부터는 강지연을 지켜줄 수 있었지만 어머니의 손아귀에서는 벗어날 수 없었다. 게다가 기존 상처에 새 상처까지 겹쳐 강지연은 당분간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 터였다. 강이설은 기분이 한결 가벼워져 그날 밤 곧장 친구를 불러 늘 가던 바에서 허스트를 불렀다. 화려한 불빛 속으로, 술기운을 잔뜩 풍긴 신재영이 난입했다. 그의 시선은 다른 남자의 팔을 어루만지는 강이설의 손에 꽂혔고 음침한 얼굴로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우리 엄마한테 가서 뭐라고 했어? 지연이가 얼마나 다쳤는지 알기나 해? 남의 손 빌려 지연이를 죽이려 하다니... 하, 강이설, 참 대단해!” “남의 남자 빼앗을 생각이면 대가를 치를 각오는 해야죠.” 강이설은 태연하게 웃으며 악어에게 물려 남은 흉터를 드러냈다. “그리고 적어도 저보다 더 다치진 않았을 거예요.” 신재영의 눈빛이 잠시 굳었다. “지연이는 임신했어. 너 때문에 하마터면 유산할 뻔했다고.” 그 순간 굴욕과 분노가 강이설의 가슴속에서 뒤엉켰다. ‘어떻게 내 앞에서 이런 말을 이렇게 당당하게 할 수 있는 거지?’ 그녀는 손바닥에 피가 배일 만큼 주먹을 쥐었다가 한참을 참아 겨우 웃음을 만들었다. “그럼 가서 강지연이나 돌보세요. 여기서 제가 노는 걸 볼 게 아니라요.” 그녀가 다시 호스트 곁에 앉으려는 순간 신재영은 거칠게 끌어당겨 어깨에 들쳐 멨다. “신재영 씨! 미쳤어요?! 놔요!” 강이설이 끊임없이 몸부림쳤지만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룸으로 끌고 가 소파에 내던졌다. “지연이는 아이가 있는데 넌 못 가지니까 질투한 거잖아. 그래서 우리 엄마 손을 빌려 처리하려 한 거고, 아니야?” 그 한마디는 날카로운 흉기처럼 그녀의 심장을 깊숙이 찔렀다. 그녀가 임신하지 못하는 이유의 장본인은 바로 그였다. “난 전혀 몰랐어요!” 강이설의 눈이 붉게 물들었고 그녀는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신재영은 내려다보며 냉혹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도 거짓말이야! 일부러 그런 게 분명하잖아!” 신재영 그녀의 옷을 거칠게 벗겨내고 난폭하게 강이설의 몸을 파고들었다. “아이가 그렇게 갖고 싶어도 지연이를 겨냥하면 안 됐지!” 신재영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감정도 없었다. “아이 유무와 상관없이 신씨 가문의 안주인은 너라고 했잖아. 왜 말을 안 들어!” 강이설은 고통에 머릿속 마지막으로 버티던 끈마저 끊어질 것 같았고 굴욕의 눈물이 결국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지만 신재영의 움직임은 잠깐 멈추었을 뿐 곧 아무것도 보지 못한 듯 다시 그녀를 눌렀다. 사랑이 없으면 신뢰도 없었다. 그래서 그가 깊이 사랑하는 강지연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마음에 담았고 강이설의 눈물과 연약함은 그에게 단 한 번도 통하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즈음 룸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 강지연의 비명이 천장을 찢을 듯 울렸다. 그녀는 울음을 터뜨린 채 돌아섰고 신재영의 얼굴에는 당황이 역력했다. “지연아!” 급히 옷을 추스르는 소리 뒤로 신재영은 그녀를 쫓아 나갔다. 강이설만 그 자리에 남아 팔로 시야를 가린 채 멈추지 않는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심장은 너무 아파 다시는 뛰지 않을 것 같았다. 그녀는 다시는 신재영을 사랑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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