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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밤이 깊어지자 하품을 하며 아파트를 나선 한유정은 떠나기 전 한마디 했다. “은지야, 힘내! 내일 또 올게!” 이내 한유정의 모습이 문밖으로 사라졌다. 비밀번호 키가 자동으로 잠기는 소리와 함께 아파트에는 소은지 혼자만이 남았다. 갑자기 기운이 빠진 느낌에 소파에 주저앉은 소은지는 온몸이 어두운 파도 속에 빠진 것 같았다.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던 강인함은 완전히 무너져 남아 있는 게 없었다. [네 엄마 유골을 화장실에 뿌릴 거야.] 몇 글자가 다시 머릿속에 떠오른 순간 누군가 심장을 꽉 조이는 것 같았다. 비록 마음과 몸이 상처투성이라 해도 그들은 여전히 소은지를 놓아주지 않았다. 눈물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얼굴을 적셨지만 흐느끼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어깨가 떨리자 이를 악물면서도 꾹 참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소은지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물자국이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조금 전 나약함이라고는 온데간데없었다. 그렇게 차가운 기운을 내뿜으며 메시지에 답장했다. [알았어요. 시간 맞춰 갈게요.] 메시지를 보낸 후 머릿속에 한유정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인천 방송 라디오 진행자 업계를 휩쓸 거라고?’ 사실 소은지는 정말로 이렇게 큰 포부는 없었다. 단지 노민 그룹과 함께 우진 그룹을 파산시키고 주씨 가문과 박씨 가문의 가족들이 거리에 나앉아 구걸하며 그녀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이 평생 다시 일어서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입술을 꽉 앙다문 소은지는 뻣뻣한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향했다. 그동안 구석에서는 네 개 불빛이 은은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각각의 작은 렌즈는 전방위적으로 소은지의 일거수일투족을 정밀하게 포착하고 있었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둔 한태현은 책상 앞에 앉은 채 화면 속 소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소은지가 ‘그분은 세심하고 배려심이 깊으며 사람 됨됨이도 괜찮아. 진중해 보이기도 하고...’라고 했을 때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킨 한태현은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래? 그런데 왜 나를 거절했어?” 소은지가 갑자기 소파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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