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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한태현은 소은지를 소은지의 아파트 문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도착하자 한태현은 안으로 들어가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현관의 따뜻한 노란 불빛 아래서 소은지가 살짝 떨리는 손으로 비밀번호를 누르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봤다. 한태현은 반 발짝 물러서 소은지에게 충분한 안전거리를 남겨주었다. 소은지는 문을 열었지만 바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대신 몸을 돌려 고개를 숙인 채, 어깨에 걸친 한태현의 정장 재킷을 바라봤다. 정장 한쪽이 눈물에 젖어 색이 짙어져 있었다. 울고 난 뒤 특유의 쉰 목소리와 약간의 민망함이 섞여 나왔다. “죄송해요... 또 정장을 더럽혔네요.” 한태현의 시선이 소은지의 창백한 얼굴에 잠시 머물렀다가 이내 부드럽게 딴 곳으로 옮겨갔다. 한태현의 말투는 아무런 감정 기복 없이 담담했다. “정장 한 벌뿐이에요. 괜찮으니까 푹 쉬어요.” 하지만 담담한 말투와 달리 한태현의 마음속 어딘가는 미친 듯이 소리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소은지의 눈에 고인 눈물을 전부 삼켜버리고 소은지를 자신의 뼛속까지 끌어안아 모든 억울함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소은지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으려 했다. 문이 거의 닫히려는 순간, 뚜렷한 마디가 드러난 손이 갑자기 문을 막았다. 소은지가 고개를 들자 한태현의 그윽한 눈동자와 마주쳤다. 복도 불빛이 한태현의 이목구비에 옅은 그림자를 드리워 그 눈빛이 더욱 그윽하고 진지해 보였다. “전 아래에 있어요.” 한태현은 소은지의 눈을 똑바로 보며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 글자 한 글자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필요하면 바로 전화해요. 24시간 켜둘게요.” 한태현을 바라보는 소은지의 마음에는 온갖 감정이 뒤섞였다. 공포와 억울함,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따뜻함까지 뒤엉켜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결국 소은지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요.” 닫힌 문은 안과 밖, 두 세계를 완전히 갈라놓았다. 소은지는 차가운 문에 등을 기대고 온몸에서 힘이 한순간에 빠져나간 듯 천천히 미끄러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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