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한숨을 내쉬며 코트를 벗은 뒤 셔츠 소매를 팔꿈치 위로 걷어붙인 정민기는 뜨거운 타월을 들고 침대에 누워 있는 한유정에게 다가가 살며시 그녀 입가의 술 자국을 닦아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었다.
연간 라디오 진행자 선발대회는 라디오 방송계에 뜨거운 열기를 몰고 왔다.
아침 일찍 소은지는 꿈나무 방송사 차량에 픽업되어 컨벤션 센터의 대회 전시장밖에 도착했다.
차 안에서 어시스턴트가 그녀에게 말했다.
“은지야, 대회 내내 가면을 절대 벗으면 안 돼! 이건 우리의 목숨과 같은 거야!”
소은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라디오 진행자에게는 신비로운 이미지가 시청률을 지키는 필살기이기에 얼굴 공개는 절대적인 금기사항이었다.
모든 주의 사항을 전달하자 방송국에서 파견한 경호원들이 차량 주변을 빈틈없이 에워쌌다. 차 문을 여는 순간 눈부신 언론사의 플래시들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미리부터 대기하던 기자들이 미친 듯이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을 가장 깊이 흔든 것은 도로 양쪽에 빼곡히 들어선 그녀의 팬들이었다. 그들은 응원 플래카드를 높이 들고는 목이 찢어질 듯 외치고 있었다.
“은지야! 우리는 영원히 너를 응원할 거야!”
“은지 화이팅! 너는 최고야!”
이 순간 소은지는 처음으로 팬의 존재를 생생하게 느꼈다.
지금껏 그들은 냉랭한 숫자나 스크린 너머의 아이디에 불과했다.
이 순간 그것이 눈앞의 뜨거운 열정으로 빛나는 얼굴들과 따뜻한 응원의 함성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순간은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뒤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훨씬 더 화려하고 당당한 차량 행렬이 서서히 다가왔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차에서 내린 사람은 바로 5년 연속 최고의 라디오 진행자로 선발된 노민 방송사 라디오 진행자 황재은이었다.
“비켜! 모두 비켜!”
황채은의 경호원들이 거칠게 군중을 밀치며 통로를 강제로 정리했다.
그 혼란 속에서 소은지의 응원 플래카드를 들고 있던 한 여학생 팬이 갑자기 밀려 넘어지며 무릎이 순간적으로 땅에 강하게 부딪혀 짙은 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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