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별궁은 경비가 삼엄하였으나 조하연을 막는 이는 없었다.
막힘없이 안으로 들어간 조하연은 물가에 인접한 한 누각으로 가게 되었다.
두 손을 등 뒤로 한 채 창가에 서서 연못에 남은 시든 연잎들을 바라보고 있던 소지헌은 발소리가 들리자 천천히 몸을 돌렸다.
“마침내 과인을 만나러 올 생각이 들었나 보구나.”
다소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소지헌과 세 걸음 정도 거리를 둔 뒤 멈춰 선 조하연은 그를 보지 않은 채 치맛자락을 들어 올리고는 천천히 무릎을 꿇어 이마를 땅에 대었다.
“소인, 폐하께 은혜를 구하옵니다. 심정우를 살려 주시옵소서.”
소지헌은 땅에 엎드린 조하연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공손하고도 비천한 자세는 마치 가시처럼 그의 눈을 찔러 아프게 했다.
한 걸음 다가가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조하연은 뜨거운 불에 덴 듯 갑자기 뒤로 몸을 움츠리면서 그의 손을 피한 뒤 여전히 꿇어앉아 있었다.
손이 허공에 멈춘 소지헌은 눈빛이 순식간에 폭풍이라도 머금은 듯 어두워졌다.
“과인이 놓아주지 않는다면?”
손을 거두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고개를 들어 소지헌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조하연은 눈에 두려움이라곤 전혀 없었다. 눈빛은 호숫물처럼 고요했지만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소인은...”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천천히 말했다.
“심정우와 함께 죽겠나이다...”
그대로 얼어붙은 소지헌은 아무 말 없이 조하연을 바라보았다. 지난 5년 동안 밤낮으로 그리워했고 삼 년을 찾아 헤맸으며 2년을 말없이 지켜보았던 이 여자의 얼굴, 그리고 또 다른 사내를 위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굳은 의지...
얼음장처럼 차가운 한기가 뼛속을 파고들며 세상을 무너뜨릴 듯한 분노와 절망이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치솟아 온몸을 휩쓸었다.
시간이 지나면 조하연의 마음이 조금은 사라질 것이라 믿었다.
양보하고 지켜 주면서 기다려 주면 언젠가는 뒤돌아봐 줄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그것들은 어리석은 망상이었을 뿐, 조하연의 마음속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심정우뿐이었다.
죽은 척할 때 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