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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오늘 기력 레벨을 너무 많이 소모했으니 돌아가서 며칠 잘 쉬어야 해. 내가 집에 들러 기력 레벨 보충에 좋은 보라별 수정 좀 가져다줄게. 그러면 좀 나아질 거야.” 진우빈은 칩 화면을 닫으며 윤초원에게 말을 이었다. “성주도 보라별 수정을 많이 가지고 있을 거야. 부담 갖지 말고 그냥 달라고 해. 우리는 네 보호자니까 네 요구는 뭐든 들어줄 거야.” 진우빈은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다시 귀가 붉어지기 시작했다. “알았어. 밥도 다 먹었으니 돌아가자.” 윤초원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진우빈의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정말 푹 쉬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게다가 방에 들어가 레벨 업 보상을 받아야 했다. 윤초원은 이번 보상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매우 궁금했다. 하지만 시스템이 주는 물건은 다 좋은 거니까 분명 좋은 것들일 거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 윤초원은 흥겨운 마음으로 문을 나섰다. 진우빈은 뒤따라가며 윤초원이 웃는 모습을 보니 자신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는 윤초원이 온라인 평판이 바뀐 것 때문에 기쁜 줄 알았다. 윤초원은 진우빈을 따라 그의 작은 아파트에 들러 보라별 수정과 영양제, 그리고 진우빈의 세면도구와 옷들을 챙겼다. 윤초원을 돌보기 위해 진우빈은 육성주의 저택으로 이사할 계획이었다. 곤충족과 싸우지 않을 때면 진우빈은 비교적 한가했다. 보통 그는 육성관의 훈련장에서 훈련을 했지만 이제는 돌봐야 할 여성체가 생겼으니 육성주의 저택에서 훈련해야 했다. “진우빈, 이 보라별 수정은 어떻게 사용하는 거야?” 윤초원은 조수석에 앉아 보라색 보라별 수정을 손에 쥐고 있었다. 윤초원은 이게 수정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다만 진우빈이 기력 레벨 보충에 좋다고 했으니 어떤 에너지 물질이 함유된 모양이었다. “부숴. 그 안의 에너지를 흡수하면 돼.” 진우빈은 윤초원을 흘끗 보고는 바로 앞길에 시선을 돌렸다. 윤초원은 살짝 눌러보았는데 생각보다 쉽게 부서졌다. 순백의 안개 같은 기운이 윤초원의 몸으로 스며들었고 심장 부분에서 익숙한 차가운 느낌이 밀려왔다. ‘그러니까 곤충 독을 정화할 때는 뜨거운 느낌이고 기력 레벨을 흡수할 때는 차가운 느낌이구나.’ 어제 그 두 개의 빛나는 구체가 몸속으로 들어왔을 때 심장이 뜨겁고 차가웠던 이유가 이해가 갔다. 시스템이 없었으면 정말 죽는 줄 알았을 거다. “어때? 기력 레벨이 많이 충전된 느낌이지? 아까보다 훨씬 나아지셨을 거야.” 진우빈은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웃었다. “보라별 수정이 최고 등급이야.” “다른 색깔의 별의 수정도 있어?” 윤초원은 흥미가 생겨 머리카락을 넘기며 물었다. “응, 보라색 외에도 초록색과 노란색 별의 수정이 있어. 하지만 초록색과 노란색은 보라색에 비해 함유된 에너지가 적어.” 진우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연스럽게 핸들을 돌렸다. “그럼 보라별 수정은 흔하지 않아?” 윤초원은 손에 든 보라색 가루를 보고 진우빈을 바라보았다. “응, 초록색과 노란색은 비교적 흔해. 청룡 연맹 쪽에서 보라별 수정이 많이 나는데 보라색은 대부분 그쪽에서 구매해. 초록색과 노란색은 우리 백호 연맹에서도 생산돼.” 진우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를 주차장에 세웠다. “그런데 너는 이 보라별 수정을 다 나한테 줘버렸네. 너는 어쩔 건데? 초록색이나 노란색도 없는 것 같은데.” 윤초원은 눈을 깜빡이며 마음속으로 따뜻한 감정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나? 나중에 다시 사면 돼. 게다가 곤충족을 사살할 때마다 연맹에서 상을 주니까 넌 걱정 안 해도 돼.” 진우빈은 히죽 웃으며 윤초원의 안전벨트를 풀어주었다. 차에서 내린 후, 진우빈은 주차장 벽의 버튼을 눌렀다. 1분 후 로봇 하나가 다가왔다. “소령님, 윤초원 아가씨.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로봇이 공손하게 물었다. “차에 있는 이 짐들을 2층 내 방으로 가져다줘.” 진우빈은 보라별 수정이 들어있는 귀여운 포장 봉지를 들고 윤초원과 함께 주차장을 나섰다. “진우빈.” 윤초원은 몇 걸음 걷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왜 그래, 초원아?” 진우빈은 바로 멈춰 서서 돌아보았다. “네 동물 귀 만져봐도 될까?” 윤초원은 손을 비비며 참을 수 없었다. 아마 바람이 부는 탓인지 진우빈의 동물 귀가 계속 움직여서 만지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아, 지금?” 진우빈의 눈동자가 흔들렸고 얼굴과 귀가 눈에 띄게 붉어졌다. 고작 10초 만에 진우빈은 완전히 익은 토마토처럼 빨개졌다. 윤초원은 진우빈의 이런 변화를 보며 더욱 손이 근질근질해졌다. “안 될까?” 윤초원은 다시 손을 비볐다. 진우빈은 주변을 재빨리 둘러보며 다른 수인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몸을 낮추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해도 돼.” 허락을 받자마자 윤초원은 양손의 검지와 엄지로 진우빈의 동물 귀를 살짝 집어보았다. ‘부드럽다.’ 진우빈이 거부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윤초원은 더 과감하게 두 손으로 진우빈의 귀를 쓸어내렸다. 처음엔 진우빈이 조금 부끄러워하며 귀를 움찔거렸지만 윤초원이 계속 쓰다듬어 주자 고양이처럼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윤초원의 체취에 휩싸이고 서늘한 손가락이 귀를 어루만질 때 진우빈은 몸이 이상하게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뭔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되어 일어나서 여성체를 꼭 안고 싶었지만 갑작스럽게 움직이면 여성체가 싫어할까 봐 참았다. 지금 윤초원은 즐겁게 귀를 만지고 있으니 말이다. “너희들 뭐 하는 거야?” 아름다운 분위기가 익숙하면서도 차가운 목소리에 의해 깨졌다. 윤초원은 고개를 들며 눈을 깜빡였지만 여전히 진우빈의 귀를 잡고 있었다. “보는 대로야. 진우빈 동물 귀 만지고 있었어.” 윤초원의 이렇게 솔직한 대답에 육성주는 말문이 막혔다. “밖에 바람이 부는데, 오늘 기력 레벨도 많이 소모했으니 감기 걸리기 쉬워.” 육성주는 목소리를 부드럽게 낮추며 진우빈을 차갑게 노려보았다. “윤초원을 먼저 방으로 데려갔어야지.” 육성주는 어금니를 악물었다. 그는 거의 질투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둘 다 어제 처음 만났고 진우빈은 고작 한 시간 반 정도 먼저 알았을 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신체 접촉까지 했지? 진우빈은 윤초원을 업고, 안고, 심지어 귀까지 만지게 했어! 차라리 내가 윤초원을 돌볼 걸 그랬어.’ “음, 그렇네.” 윤초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뗐다. 진우빈은 귀에서 따뜻함이 사라지자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졌다. 그는 일어서며 아쉬움을 느꼈지만 순순히 윤초원을 따라 저택으로 걸어갔다. “가자, 초원아.” “응, 좋아. 저택에 들어가면 네 꼬리도 만져봐도 될까?” 윤초원은 진우빈의 뒤에서 살랑거리는 꼬리를 가리키며 물었다. 무언가를 반쯤 해놓으면 항상 더 하고 싶어지는 법이었다. “응, 좋아...” 진우빈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다. 그는 고개를 끄떡이며 걸음을 더 빠르게 했다. 뒤에 있던 육성주는 완전히 무시당했다. 육성주는 입술을 깨물었다. 기회는 스스로 잡는 거다. 그는 윤초원 아가씨라고 부르려다가 방금 진우빈이 초원이라고 부른 것을 떠올리고 똑같이 불렀다. “초원아, 나도 동물 귀랑 꼬리 있어. 나중에 한번 만져볼래?” 육성주는 눈을 살짝 감으며 아름다운 눈으로 윤초원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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