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진우빈의 숨결이 가빠졌고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해 질 녘 노을처럼 물들었다.
“초원아...”
그는 윤초원에게 천천히 다가가더니 떨리는 숨결 사이로 입술을 맞추려 했다.
윤초원의 은은한 향이 코끝을 간질거리자 진우빈은 황홀감에 아찔해졌다.
그녀는 마치 입을 맞출 듯 진우빈에게 몸을 기울였다.
진우빈의 속눈썹이 살며시 떨렸고 시선은 윤초원의 붉게 물든 입술에 머물렀다.
“알겠어. 그만할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거 너도 알고 있잖아.”
윤초원은 진우빈의 입술에 살며시 입맞춤한 뒤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옷을 챙겨 들고 욕실로 향해 조용히 문을 닫았다.
진우빈은 억울함을 삼키듯 고개를 끄덕였고 어느새 몸속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윤초원이 옷을 갈아입었음에도 진우빈은 여전히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방금 전의 장면이 그의 머릿속에 생생하게 맴돌고 있었다.
“날씨가 어두워질 것 같아.”
윤초원은 창밖의 희미해진 빛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진우빈은 대답 대신 윤초원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말없이 서 있었다.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이내 육성주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진우빈의 달아오른 볼과 귀를 본 육성주는 잠시 눈빛이 흔들렸지만 말없이 시선을 거두었다.
지금 이 순간 윤초원의 마음속에서 자신은 진우빈만큼 깊게 자리하지 못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낮에 잠깐 잠들었으니 밤에 심심할까 봐 너 심심하지 말라고 다른 수인들에게서 바둑을 빌려왔어.”
육성주는 손에 들고 있던 상자를 조심스레 내려놓으며 윤초원을 바라봤다.
“진우빈, 너도 함께할래?”
육성주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진우빈을 바라보며 물었다.
“응.”
드디어 진우빈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돌아갔다. 그의 볼과 귀에 오르던 붉은 기운도 서서히 가라앉았다.
...
우주에서 바니는 육동혁의 영혼을 데리고 우주를 떠돌았다.
[젠장. 육동혁, 이런 상태에서 내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지 않았다면 당장 너를 죽이고 싶었을 거야.]
“어이없네...”
영혼 상태의 육동혁은 너무나 약해서 그의 조롱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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