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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북태평양의 섬을 떠난 후에도 주시원은 곧바로 로맨틱한 신혼여행지로 나를 데려가지 않았다. 내게 필요한 것이 소란스러움과 자극이 아니라 평온과 치유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남반구의 세상과 단절된 한 작은 마을로 갔다. 그곳에는 끝없는 해안선, 오래된 등대, 그리고 바닷바람에 색이 바랜 오두막만이 있었다. 우리는 아주 평범한 커플처럼, 마을의 자갈길을 거닐었다. 주시원이 내 손을 잡아줬다. 손끝의 피부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온도에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던 안정감이 느껴졌다. 길가의 해산물 스낵 가게에서는 수증기가 뭉게구름처럼 피어올랐고 공기에는 생선구이와 향신료 냄새가 잔뜩 퍼졌다. 내가 한 입 맛보고 눈을 반짝이자 주시원은 웃으며 꼬치 한 줄을 모두 내밀었다. 저녁, 우리는 해변의 바위에 앉아 태양이 조금씩 바다 아래로 가라앉아 하늘 전체를 주황색과 진한 파란색으로 물들이는 것을 보았다. 주시원은 여행 중의 재미난 일들, 혹은 주씨 가문에서의 화려하지만 규칙이 가득했던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항상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주시원은 단 두세 마디에 나를 웃게 했다. 내 웃음도 점차 입꼬리를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실된 즐거움이 담겨 있었다. 나는 심지어 스스로 온씨 가문에서의 반항적인 어린 시절 일화를 나누기도 했다. 예를 들어 몰래 집을 빠져나가 길모퉁이에서 떠돌이 음악가의 연주를 듣던 일이나 엄마가 가장 아끼던 골동품 꽃병을 축구공 삼아 박살 낸 일 등...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조용히 듣고 있는 주시원은 눈빛이 눈앞의 바다처럼 부드러웠다. 어느 깊은 밤, 짠 습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이 열린 창문을 통해 방 안으로 불어 들어왔다. 악몽에서 깨어난 나는 온몸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내 움직임에 잠에서 깬 주시원은 불을 켜지 않고 침대맡에 앉아 미지근한 물 한 잔을 건넸다. 몇 모금 마시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른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주시원.” 약간 쉰 듯한 목소리로 창밖의 캄캄한 바다를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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