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말을 마친 그녀는 권예진의 명찰을 낚아채 뒤집어 보았다.
서둘러 자신의 추측을 증명하고 싶었는데 명찰에 적힌 세 글자를 보는 순간 눈이 뒤집힐 뻔했다.
당황한 김다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의심하며 다시 한번 확인하고는 빠르게 정신을 차린 뒤 콧방귀를 뀌었다.
“네 남자 꼬시는 능력을 과소평가했네.”
권예진이 웃는 얼굴로 은근슬쩍 비꼬았다.
“다행히 난 널 제대로 봤네. 넌 늘 사람을 우습게 보거든.”
“너...”
가벼운 한마디에 김다윤은 말문이 막힌 채 표정이 확 바뀌었다.
권예진은 미소가 말끔히 사라진 얼굴로 손을 들며 차갑게 말했다.
“어디 개가 주인 앞을 막아. 비켜.”
김다윤은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고, 겁을 먹고도 당당한 척 눈을 크게 뜨고 상대를 노려보았다.
“왜, 믿는 구석이 생기니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내 뺨을 때리려고?”
권예진은 그저 명찰을 정리할 뿐이었다.
“내가 오늘 기분이 좋아서 길을 막는 개랑 상종하고 싶지 않네. 스승님께서 늘 선하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쳐주셨는데 널 보고 배운 게 있어. 착하게 대하면 만만하게 보고 괴롭힘만 당한다는 걸.”
“누가 누구를 괴롭힌다는 거야? 악랄한 네가 내 얼굴까지 망쳐놨잖아. 그게 내 목숨을 가져가는 거랑 뭐가 달라?”
권예진이 붉은 입술을 비스듬히 말아 올리며 또박또박 말했다.
“내가 네 목숨을 가져갈 땐 그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될 거야.”
‘네가 빼앗아 간 건 전부 되찾을 거야. 공호열은 고작 시작에 불과해.’
“다윤아, 누구야?”
여학생 몇 명이 김다윤을 향해 걸어왔다.
모두 파란색 명찰을 단 의대생들이었는데 권예진의 얼굴을 보고 다들 깜짝 놀랐다.
“저 여자가 왜 여기 있어?”
“다윤이가 가는 곳마다 있네. 껌딱지처럼.”
“허, 게다가 붉은 명찰이야. 침대를 몇 번이나 뒹굴고 받아낸 건지 몰라. 중서의학 회담은 학술 연구 행사인데 그깟 수작을 부려서 올 수 있는 곳인 줄 아나.”
그들이 한창 떠들고 있는데 갑자기 행사장 입구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값비싼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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