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아줌마...”
권예진의 목소리가 떨렸다.
“우현이가...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뭐라고...?”
강미정의 목소리에 믿기지 않는 충격이 서려 있었다.
“지금... 지금 상태는 어떠니?”
며칠 전 귀국할 때만 해도 멀쩡했던 아이였다. 그런데 불과 며칠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권예진은 휴대폰을 꼭 쥐고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흘렸다.
“상태가 많이 안 좋아요. 의사 말로는...”
그녀는 끝내 말을 마치지 못하다가 조용히 이어갔다.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대요. 식물인간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쾅!
전화기 너머로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강미정이 침대 옆 협탁을 치며 스탠드를 떨어뜨렸고 스탠드는 산산조각이 나 바닥에 흩어졌다.
“아주머니?”
권예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잠시 정적 후, 강미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겨우 목소리를 짜냈다.
“...너 지금 나한테 장난치는 거지? 이거 거짓말이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갑자기 식물인간이 될 수가 있어?”
믿고 싶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현실을 외면하듯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이건 그냥 악몽일 거야. 꿈은 원래 반대라잖아. 그래, 꿈이야... 우현이는 멀쩡해. 괜찮을 거야... 분명 괜찮을 거야...”
자신을 속이듯 스스로에게 반복해서 말하며 겨우 숨을 붙잡고 있었다.
“아줌마...”
권예진은 그 말을 듣자 더욱 참을 수 없었다.
참았던 눈물이 폭우처럼 쏟아졌다. 목소리엔 울음이 얹혀 있었고 말끝마다 떨림이 묻어났다.
“싫어! 안 들어! 난 안 믿어!”
강미정은 전화기 너머에서 완전히 무너진 목소리로 외쳤다.
“내 아들은 멀쩡했어. 어떻게 사고가 나? 어떻게... 식물인간이 된다는 거야! 그럴 리 없어!”
“아줌마... 저도 믿기지 않아요. 하지만 지금... 우현이에겐 아줌마가 필요해요.”
비록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지만 권예진은 어떻게든 그녀를 다독여야 했다.
“가장 나쁜 경우는 식물인간이 되는 거지만 요즘엔 깨어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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