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이유가 뭘까
하지만 문자를 다 적고 보니 무언가 이상했다.
‘곽지환이 집에 없는데 왜 내가 불안해하지?’
가슴속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설렘과 함께 강지윤이 했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우린 곽지환이랑은 안 어울려. 한참 못 미치지.”
심가희는 고개를 저으며 현실성 없는 그 생각들을 떨쳐내려 했다.
이미 곽도현과 파혼하고 곽 씨 집안사람들로부터 벗어나겠다고 결심한 마당에 같은 곽 씨인 곽지환과 엮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적었던 문자를 지우려 했는데 순간 핸드폰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적혀있던 문자가 그만 전송되어버렸다.
그래서 다급히 취소하려고 문자를 클릭하고 있었는데 취소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곽지환에게서 답장이 왔다.
[알겠어, 나 방금 도착했어.]
그저 충동적으로 한 행동일 뿐이었는데, 그 찰나의 충동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빚게 되었다.
조명이 환히 켜져 있는 집을 곽지환이 오기 전까지 정전으로 만들어야 했기에 심가희는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곽지환이 이미 월희성에 도착했으니 심가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었다.
불을 끄고 집에 없는 척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좀 전에 정전이 됐다고 연락까지 해놓고 갑자기 사라지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았다.
심가희는 급기야 거실 조명을 바라보며 두 손을 모아 빨리 정전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기까지 했다.
그 시각, 심가희에게 답장을 하고 난 곽지환은 하던 주차를 마저 하고 있었다.
지난번 건축 관련 자료를 보내주었을 때 말고는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은 적이 없어서 심가희에게서 문자가 왔을 때 곽지환은 적잖이 당황했다.
그런데 정전이 됐다는 문자 내용을 보자마자 그 당황스러움이 의아함으로 바뀌었다.
저번에 전기회로를 수리할 때 고장 난 부분뿐만 아니라 앞으로 문제가 될 만한 것도 같이 손 봤었기에 정상적으로만 사용했다면 또다시 정전이 될 수가 없었다.
건축을 배우면서 전기회로도 같이 배우고 자격증까지 땄었기에 곽지환은 자신의 기술에는 자부심이 있었다.
이유를 알 수 없었던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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