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아내 말대로 하려고요
주말이 되자 심가희는 곽도현과 함께 그의 본가로 향했다.
“내일 월요일인데 짐은 다 정리했어?”
부드럽게 웃으며 한 말이지만 별장으로 빨리 들어오라는 뜻이었기에 심가희는 그 말을 듣자마자 숨이 턱 막혀왔다.
하지만 이미 사직서도 수리됐으니 약속대로 별장에 들어가긴 해야 했다.
“약속은 지킬 거니까 걱정 마요.”
곽도현도 아무리 억울하고 분해도 곽명철 앞에서 한 약속이니 심가희가 지킬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럼 됐어.”
곽도현이 기분 나빠 보이는 심가희를 달래주고자 그녀의 얼굴로 손을 뻗었는데 그 순간 심가희가 고개를 돌려버렸다.
‘이젠 내 손이 닿는 것도 싫다 이건가? 내가 아니라 곽지환이 만져주길 바라는 거야?’
냉랭한 그녀의 태도에 곽도현은 마치 곽지환에게 자신의 것을 빼앗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곽도현과 심가희의 차를 따라 대문 안으로 또 한 대의 차가 들어왔는데 운전기사는 차를 세우자마자 뒷좌석으로 달려가 차 문을 열어주었다.
차에서 내린 이는 네이비색 재킷은 입은 중년 남성이었는데 짙은 눈썹과 훤칠한 키가 눈썹을 사로잡았다.
남자는 그 나이에도 뚜렷한 이목구비를 자랑하고 있었는데 깊은 눈동자 때문인지 딱 봐도 연식에서 느껴지는 지혜로움이 있었다.
온화해 보이는 시선은 때때로 날카로워지기도 했는데 심가희는 그를 보면 볼수록 다른 이가 떠올랐다.
“큰아버지.”
“큰어머니도 같이 오셨네요.”
곽도현이 인사를 건네자 심가희는 그제야 그가 곽지환의 아버지라는 걸 알아챘다.
어쩐지 어디서 본 것 같다 했는데, 이렇게 보니 곽지환이 아버지의 장점만 쏙 빼다 박은 듯했다.
“도현이 일은 잘하고 있어?”
자애롭게 웃으며 묻는 곽성윤에 곽도현이 예의 바르게 답했다.
“회사 일은 문제없이 잘해나가고 있어요.”
그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던 건지 곽성윤도 고개를 끄덕였다.
“국가 정책도 우릴 도와주고 있잖아. 곽성 그룹이 해운시 모범기업인만큼 네가 더 잘 이끌어야 해.”
“네. 큰아버지 실망하시는 일 없게 제가 잘할게요.”
“내가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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