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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너는 귀하디귀한 도련님이잖아

샤워를 마친 강태훈은 머리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을 타월로 닦으며 방 안으로 나왔다. 그의 시선이 닿은 곳엔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얼굴에 복잡한 표정을 띤 하윤슬이 있었다. “내 방에 가서 책상 위에 있는 약 좀 가져와. 비밀번호는 0825.” 그의 목소리를 들은 하윤슬은 곧바로 벌떡 일어나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이 호텔은 강우 그룹이 지분을 투자한 곳이라 강태훈은 최고급 스위트룸을 사용하고 있었다. 오직 그만이 머물 수 있는 곳이기에 비밀번호 역시 그가 직접 정했다. 약을 찾아 돌아오는 길, 하윤슬의 머릿속엔 온갖 생각이 스쳐 갔다. 비밀번호가 아직 바뀌지 않았다는 건, 허수정에 대한 그의 마음은 여전히 변함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저 또 둘 사이에 작은 다툼이 있었을 뿐이겠지. 비록... 원래 세웠던 계약 종료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에 편안함이 깃들었다. 하윤슬 스스로도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한편으로는 강태훈과 허수정의 사이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와의 인연이 끝나버리면 허전할 것 같다는 생각에 괴롭기도 했다. 그건 분명한 허전함, 그리고 상실감이었다. 다른 사람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의 마음은 속이지 못하는 법이다. 방으로 돌아와 보니 강태훈은 이미 옷을 갈아입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윤슬은 괜히 우물쭈물 다가가며 그의 넓은 어깨와 단단한 몸선을 의식하지 않으려 애썼다. “의사가 흉터 남을 수도 있대?” 어색함을 달래려 던진 말이었다. “안 물어봤어.” 그의 얇은 입술이 살짝 움직였다. “신경 쓰여?” “...” 그녀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네가 보기 싫다고 하면 제거하지 뭐.” 그 사고 이후 깨어난 순간, 불쾌함과 분노에만 사로잡혀 상처엔 전혀 신경 쓰지 못했다. 가장 못마땅한 건 하윤슬이 전화 한 통, 심지어 메시지 한 줄도 보내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 사고... 나 찾으러 병원에 오다가 난 거야?” 하윤슬은 잠시 망설이다 결국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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