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화 기술 도면 유출
저녁 식사가 끝난 뒤, 강태훈과 다른 사람들은 화상회의가 있다며 먼저 자리를 떠났다.
그들이 모두 나간 뒤에야 하윤슬은 다시 방으로 돌아와 자료와 씨름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제 마음을 정했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지금 강태훈은 그녀를 끌어올려 주려 하고 있다. 이건 어쩌면 그녀의 인생에 찾아온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죽을힘을 다해 일하면 될 것이다.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새벽 한 시, 그녀가 저린 손목을 문지르고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이 밤중에 누구지?’
하윤슬은 조심스레 구멍으로 밖을 내다봤다.
강태훈이었다.
그녀는 몇 초간 망설이다가 문을 열었다. 그의 몸에서 술 냄새가 정면으로 풍겨왔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 곁을 지나 곧장 욕실로 들어갔다.
결벽증이 있는 그는 자신의 몸에서 술 냄새가 나는 걸 극도로 혐오했다. 하지만 업무상 술자리를 피할 수는 없었다.
하윤슬은 그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챘다.
‘오늘 밤엔 돌아가지 않겠구나.’
하지만 어젯밤에도 그녀 곁에서 잠만 잤을 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마 오늘도... 그렇겠지?’
낮에 피곤하게 일한 데다 밤에는 술까지 마셨으니, 다른 건 할 기운도 없을 것이다.
하윤슬은 문득 정신이 번쩍 들어 황급히 이마를 두드렸다.
‘아니, 나 왜 강주하랑 똑같은 생각을 하는 거야!’
“수건 좀 줘.”
욕실 안에서 강태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윤슬은 눈은 다른 곳에 둔 채 재빨리 수건을 그에게로 내밀었다.
그녀가 슬그머니 돌아서려는 순간, 그가 돌연 말했다.
“저번에 쓰다가 남은 거 아직 네 가방에 있지?’
“뭐가?”
“강주 출장 때 남은 거. 다 안 썼잖아.”
그의 말투는 너무도 자연스럽고 평온했다. 이런 난처하고 쑥스러운 말이 아니라 일상 업무를 이야기하는 듯했다.
그래서 하윤슬은 처음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SNS 프로젝트 표 양식 말하는 거야?”
“콘돔 말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