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화 나 그 여자를 봤어
하윤슬은 아침식사는커녕 물 한 모금 들이켤 새도 없이 병원으로 달려갔다.
이번에는 정선희 여사가 마치 모든 걸 미리 계획해 둔 사람처럼 도망 경로까지 완벽히 짜놓은 듯했다.
“우리 병원 뒷마당에 작은 문이 하나 있어요. 매일 오후 한 시쯤 정원사가 그쪽으로 들어와 꽃과 나무를 돌보고 한 바퀴 돌면 바로 나가거든요. 아마 그 시간을 노려서 나간 것 같아요.”
병원 측은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곧장 CCTV 영상을 확인했다.
VIP 1번 병실 앞을 지키던 경호원 둘은 얼굴이 잔뜩 굳어 있었다.
‘혹시 강 대표가 알면 우리 책임이 되는 건 아닐까.’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당신들 잘못이 아니에요. 어머니가 스스로 나가신 거예요.”
하윤슬은 마음이 조급했지만, 억지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괜한 사람들까지 얽히게 하고 싶지 않았다.
정선희가 마음먹고 나간 거라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그럼 지금 어떻게 할까요? 강 대표님께 연락드릴까요?”
“아니요. 절대 말하지 마세요.”
하윤슬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이 일로 강태훈이 다시 불안해지길 원치 않았다.
그녀는 잠시 의자에 앉아 머리를 식혔다. 어머니가 갑자기 병원을 나가야 했던 이유를 생각해 봤다.
수술 뒤 회복 중이라 걸을 때마다 통증이 심했는데, 그런 몸으로도 일부러 나갔다면 반드시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게 과연 무엇일까...
하윤슬은 문득 허수정이 떠올랐다.
그녀가 광현시에 나타난 이상 어머니가 직접 확인하러 나간 걸 수도 있었다.
예전에 어머니에게 몰래 쪽지를 전해주거나 딸이 몸을 팔아 병원비를 구했다는 얘기를 흘린 사람 역시 허수정일 가능성이 컸다.
하윤슬은 곧장 휴대폰을 꺼내 허수정의 번호를 눌렀다. 그 순간, 시야 한쪽으로 익숙한 그림자가 들어왔다. 바로 정선희였다.
“엄마!”
하윤슬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달려갔다.
정선희는 마치 큰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멍한 표정이었다. 눈빛 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한참 만에야 그녀가 입을 열었다.
“그 여자들이 너 괴롭히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