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화 하윤슬한테 흥미가 식을 수도
“미안해.”
허수정은 고개를 숙이고 몸을 돌렸다.
“수정이는 강씨 집안 식구나 마찬가지야. 피할 이유가 없어.”
이정애가 곧바로 제지했다.
강태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에서는 냉기가 흘렀다.
모자 사이의 공기가 팽팽해지자 허수정은 급히 분위기를 수습하려 했다.
“아주머니, 갑자기 생각난 일이 있어서요. 그래도 깨어나신 걸 보니 다행이에요. 전 이만 가볼게요. 일 마무리되면 다시 찾아뵐게요.”
그녀는 조심스럽게 몇 걸음 물러서더니 병실 문을 닫고 나갔다.
남은 건 강태훈과 이정애 둘뿐이었다.
일정한 기계음만 병실을 가득 채웠다. 공기 속에는 소독약 냄새가 퍼지고 그 냄새가 차갑게 가라앉은 공기와 섞였다.
이정애가 납치 사건 이후 심한 우울증을 앓게 된 뒤로, 강태훈은 어머니의 모든 요구를 최대한 들어줬다.
단 한 가지, 결혼 문제만은 예외였다. 그것만큼은 결코 양보할 수 없었다.
“수정이가 뭐가 부족해서 안 된다는 거야? 그 청소 도우미라는 여자는 또 뭐가 그렇게 잘났어? 도대체 왜 그 애야?”
강태훈의 목소리는 낮고 탁했다.
“엄마, 이제 그만 쉬세요.”
이정애가 지금 막 깨어난 상태라 가능한 한 맞서지 않으려 했다.
“태훈아, 제발... 엄마가 부탁할게. 수정이랑 결혼해.”
이정애는 이번에는 어조를 낮췄다. 강하게 나가서 될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듯했다.
강태훈은 짙은 눈썹을 찌푸렸다.
“왜 꼭 허수정이어야 하죠?”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허수정이 회사에 기여한 건 사실이지만, 그게 전부일 리는 없었다. 회사가 아무리 법무팀의 허수정을 의지한다고 해도 그것은 결국 조직의 일부일 뿐이었다.
정말 어머니의 논리대로라면 공이 큰 직원이 나올 때마다 그 사람을 아내로 맞아야 한단 말인가?
“이유가 있어. 너희가 결혼하면 그때 말해줄게.”
“그럼, 알고 싶지 않아요.”
짧은 정적이 흘렀다.
강태훈은 억눌린 듯 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회사에 일이 있어서 다녀올게요. 좀 이따 다시 올게요.”
그는 곧장 몸을 돌려 병실을 나섰다. 걸음 걸이에는 단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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